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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잔해 속 즉사한 남매를 꺼냈다”…미군 폭격 전모 쫓는 1인 [안녕 진화위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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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는 김희선 조사1과 3팀장. 고경태 기자






‘안녕’은 작별이자 환영의 인사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국가폭력 사건을 조사해온 독립기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또는 진화위)가 분기점을 맞는다. 5년간 활동해온 제2기는 지난해 11월26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국회는 제3기 탄생을 위한 법안 통과를 준비 중이다. 3기 설립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한겨레는 2기를 돌아보고 3기를 바라보며 ‘안녕 진화위’를 시작한다.



‘진화위’는 그동안 부정적 뉴스로 자주 등장했다. 내란 옹호 논란이나 설립취지에 반하는 발언으로 시끄러웠던 몇몇 위원장과 국회에 나와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기행을 벌인 국정원 출신 간부 탓이었다. 부정기 연재될 ‘안녕 진화위’는 그동안 조명되지 못한 얼굴과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과거사 조사와 규명에 진심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3기로 가는 여정의 의지와 기대를 담아본다.



굿바이 진화위! 헬로 진화위!!





“네 잘못은 아니야.”





2기 진실화해위 전체위원회(제108차)에서 마지막으로 진실규명 건을 처리한 지난해 4월23일, 그는 심장이 쿵 했다. 자신이 조사했던 ‘충청지역 미군 관련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통으로 ‘조사 중지’라는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위에 오른 해당 사건 피해자 50명(48건)이 모두 진실규명(희생 확인)되지 못했다. 한 달 전 전체위에서 논쟁이 된 4건(4명)만 보완하면 대상자 대부분 진실규명하자고 위원 간에 합의된 터였기에 더 믿기지 않았다. 그날 무려 14개 사건이 ‘조사 중지’됐으므로 혼자 자책할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네 잘못은 아냐”라는 동료들이 위로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희선(44) 조사1국 조사1과 조사3팀장(전문임기 나급)을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팀장은 처음에는 미군 사건과 관련한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했다. 진실규명을 완료하지도 못해놓고 얼굴을 내밀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전임 조사관들이 과를 바꾸거나 이직하면서 2024년 11월에서야 미군 사건에 투입된 처지에 앞에 나서기 민망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2기 활동 종료 마지막 날 새벽까지 자료 이관을 책임진 ‘최후의 1인’으로서 마냥 인터뷰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결정적으로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이 그 중대성에 비쳐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렸다는 아쉬움이 걸렸다. 미군 사건은 그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던 셈이다. 3기에서 신청인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했다. 망설임 끝에 나선 이유다.



한겨레

한국전쟁기에 잇단 폭격으로 폐허가 된 경북 포항 지역의 모습.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역사학자들이 찾은 사진이다. 한국전쟁 사진의 역사사회학


미군 관련 민간인 희생 사건은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비행기 폭격, 기총사격, 지상군 공격 등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1기 때는 주로 ‘미군 폭격 사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 폭격과 포격으로 인한 피해 비중이 70%가량 됐다. 주로 1950년 7월부터 1951년 1월 사이에 발생했으며,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인민군 은신처 제거 목적의 지역폭격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 △인민군 주둔지역 인근 마을 공습으로 인한 피해 △적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했다는 판단에 따른 폭격이나 총격으로 인한 피해 △전투지역에 남아 있던 민간인의 교전 과정 피해 등이었다. 2기에서는 252건(대상자 478명)이 접수돼 진실규명 44건(57명), 진실규명 불능 14건(158명), 조사중지 149건(197명)으로 집계됐다. 57명이라는 진실규명 수치는 1기(632명)에 견줘 9%에 불과하다.



김희선 팀장은 1·2기를 모두 거쳤다. 1기에서는 경남·전남지역 적대세력(인민군과 지방좌익)에 의한 희생 사건을, 2기에서는 적대세력에 의한 기독교 등 종교인 희생 사건의 직권조사를 맡았다. ‘적대세력 전문’이었는데 2기 막판에 5개월간 적대세력의 반대편이라 할 미군 사건을 조사한 것이다. 1기와 2기 사이 10년의 공백 기간에는 여성신문, HCN서초방송,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일했다. 지금은 초등학생으로 자란 남매의 엄마가 된 시기도 이때였다. 그는 3기가 출범해 일할 기회가 생기면, 못다 한 미군 사건부터 처리하고 싶다고 했다. 이왕이면 직권조사를 통해 한국전쟁기 폭격지도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 2기 위원회가 끝난 뒤엔 뭘 하고 지내나요?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웃음) 진화위에서 조사할 때는 잠을 잘 못 잤어요. 워킹 맘이라 자는 시간을 쪼개서 위원회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지금은 잠도 많이 자고 운동도 하고 방학을 맞은 아이들도 충분히 돌볼 수 있어서 좋아요.”





― 미군사건 신청 건수가 다른 민간인 희생 사건 대비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군 사건을 진화위에서 다룬다는 걸 모르는 분이 많으세요. 또 신청해도 진실규명의 희망이 없다고 보는 것 같아요. 피난 중에 돌아가신 분들은 참고인 찾기도 어렵고, 폭격당한 지점과 날짜를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너무 많아요. 폭격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사건을 신청하신 어떤 분은 본인도 어릴 적 폭격으로 큰 상해를 입었는데, 자신의 사건을 신청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하셨더라고요.”



한겨레

1951년 미 공군 B-29가 이북 지역에 폭격을 퍼붓고 있다. 한국전쟁기 미군은 1950년 6월29일 평양 인근의 비행장 폭격을 시작으로 1953년 7월27일 밤 10시 한반도 군사정전협정이 발효된 시점까지 폭격을 퍼부었다. 남한 지역의 폭격은 1951년 1월에 그쳤음에도 그 피해와 상처는 전쟁이 끝나고 70년 넘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미군 사건 진실규명에 대한 적용 법 조항이 2기에서는 바뀐 거로 알아요.



“1기에서는 군사적 목표물을 공격하더라도 민간인의 희생이 수반되는 경우 공격 전 예상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군사적 필요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비례의 원칙’이 불법성을 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진실화해위 기본법(과거사법) 제2조1항3호 ‘1945년 8월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사건’으로 조사한 거였죠. 그런데 2기 초대 정근식 위원장(2020. 12. 10~2022. 12. 9) 시절 같은 법 제2조1항6호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으로 분류해 조사하기로 했어요. 덕분에 미군 사건이 불법성 판단으로 불능이 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죠. 하지만 개인의 신원 기록 확인이 우선시되고 미군 작전기록 확인이 중요해져 규명이 쉽지는 않았어요.”





― 2기에서 한참 뒤늦게 미군 사건을 맡았어요.



“저는 2기 때 적대세력 사건들을 조사해 400명 이상 진실규명을 했어요. 제가 뒤늦게 미군 사건을 맡게 되어 다른 조사관들이 조사를 상당 부분 진행하셨고 전임자분께서 보고서 초안도 써놓으신 상태였어요. 추가 조사를 통해 보고서를 보완해 상정했지만, 충청지역 미군 사건은 48건(50명) 모두 조사 중지되고 말았지요. 주변에서 ‘너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위로해줬지만, 저의 죄 같아 마음이 안 좋아요. 일찌감치 3기 위원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더라면 신청인분들에게 3기에서 어떻게 신청하면 좋을지 가이드라인을 전해드리려고 했어요. 계속 통과가 안 됐던 터라 도저히 연락을 드릴 수 없었어요. 애타게 기다리시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저는 진실규명 하냐 마냐를 놓고 논쟁이 된 4건을 하나라도 보완해서 전체 48건을 한꺼번에 진실 규명하려고 했는데 막판에 무더기로 ‘조사 중지’처리되고 말았어요. 제가 괜히 집착을 부렸나 하는 후회도 막심해요.”



한겨레

한국전쟁기 낮게 뜬 미군 전투기에서 쏜 폭탄이 민간 마을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문화방송 화면 갈무리


― 논쟁이 된 사건들은 어떤 거였나요?



“충북 영동군 심천면 길현리에 사는 박씨 성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긴데요. 1950년 여름의 어느 날 10살과 5살 남매가 폭격에 즉사한 경우예요. 당시 7살로 어머니와 함께 살아남은 다른 형제가 진실규명 신청을 했어요. 그분 진술에 따르면, 그날 비행기가 마을 초입에서 올라와 산 방향으로 한 바퀴 돈 다음 신청인의 집이 있던 마을에 폭격을 했대요. 비행기 총소리가 나니까 이 방 저 방으로 뛰어다니다가 간난 동생을 안고 있던 어머니는 신청인과 집 밖으로 나와 살 수 있었죠. 근데 윗방에 있던 남매는 폭탄이 방을 직격해 즉사했어요. 두꺼운 흙집에 구멍이 뚫릴 정도였다고 해요. 비행기에서 무언가를 투척해 집에 불이 났다고 합니다. 풀 매러 나갔다가 돌아온 아버지가 무너진 집의 잔해 속에서 시신을 꺼내던 장면을 직접 보았다고 해요. 폭격으로 신청인의 집에 있던 당숙모와 고모도 사망하여 총 4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2008년에 충북 영동군이 실시한 피해자 현황조사를 보면 해당 지역에 7월26일 미군 폭격으로 주민 희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더 큰 문제는 같은 날 죽은 남매의 제적등본 사망 일자가 다르고 신청인은 그 이유를 몰라요. 당시 사망신고를 한 사람은 마을 이장이었다고 해요.



또 다른 피해자는 분명히 전쟁 때 돌아가셨다는데 그분 아들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가정환경란에는 ‘아버지가 생존해 계시다’고 기록돼 있어요. 제적등본과 족보의 사망 기록도 다르고요. 일부 기록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아도 참고인 진술이나 다른 기록 등이 다 확보돼 있다면 3기에서는 위원들 간 합의로 진실규명 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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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제작한 군사지형도 AMS L751에 충북 옥천군 청산면 노루목재 사건이 발생한 청산(CR9223)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미국 텍사스대 도서관


― 본인이 담담했던 충청지역 폭격사건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충청지역 사건 중 옥천군 청산면 노루목재 폭격 사건이 있습니다. 1950년 10월5일께 청산면 노루목재에서 약 40~50명의 주민이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복 이후 청산면에 시국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국군이 마을을 지나간다고 하여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땔감을 마련하려고 마을 주민들 60~70명이 동원되었습니다. 이들은 땔감을 모아 청산면 내로 돌아오는 도중 노루목재에서 휴식하였고 그 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을 당한 것이죠. 당시 상황을 목격한 분들에 따르면 오후 4시께 정찰기가 와서 서너 바퀴 돌았는데, 수복 이후였고 아침에도 아군들을 만났을 때라 정찰기가 돌아도 아무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편히 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폭격기 4대가 날아와 폭격을 시작했습니다. 소이탄을 던져 불바다가 되었다고 참고인들은 기억해요. 당시 폭격기가 드럼통 같은 것을 떨어뜨렸다는 신문 기사도 있었어요. 사람들은 불에 타 새까맣게 그을려 사망했고 화상을 심하게 당한 사람도 많습니다. 미 극동공군 항공작전 요약 1950년 10월5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10월 5일 F-51기 4대가 청산(CR 9223)을 폭격하여 200명의 군병력이 사망하였다고 기재돼 있어요. 1기에도 불능 결정되어 2기에 신청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다시 조사 중지 결정을 받은 상황입니다.”





― 폭격 기록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1기 때 조사관들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가서 미군 자료를 많이 수집해왔어요. 그 피디에프 파일을 지(G)드라이브(공무원 클라우드 시스템)에 모아놓았는데, 순서와 흐름이 정돈돼 있지 않아 단시간에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1950년대 미군 문서의 타자체는 오씨아르(OCR, 광학 문자인식)가 안돼 애를 먹었어요. 그래서 이걸 하나하나 봐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가, 에이아이 오씨아르(AI OCR, 인공지능 광학 문자인식)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건 손글씨도 읽고, 타자체도 해독합니다. 우리가 필요한 거는 군사지형도상에 대문자와 숫자로 구성된 좌표를 찾는 거였어요. 다행히도 전문업체가 에이아이 오씨아르로 문서의 텍스트를 검색할 수 있게 해줬고, 텍스트 검색이 가능한 파일을 조사정보시스템에 넣고 폭격 좌표와 지역 등을 검색하여 날짜랑 장소 등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어요.”



한겨레

한국전쟁기 한반도 상공에서 폭격 작전을 벌였던 F-80 슈팅스타. 위키미디어




한겨레

한국전쟁기 한반도 상공에서 폭격 작전을 벌인 F-51 무스탕. 위키미디어


― 2기에서는 미군 자료를 추가로 수집할 필요가 없었나요?



“1기 위원회에서 미군의 폭격 등 작전기록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찾아왔고, 2기가 생기는 10년의 기간 동안 국내 연구자와 타 기관에서도 미군 작전기록을 수집해 왔습니다. 이 기록에 대한 정리가 잘 안 돼 있었고, 고령의 참고인 조사가 우선이었던 상황이라 2기에서는 추가 해외 자료수집이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임위원 등 지도부의 의지도 크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기존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어요. 그동안 새롭게 공개된 자료가 많아 3기에서는 해외 자료 수집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참전국이었던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자료 수집 국가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어요. 러시아 쪽의 북한 노획문서를 참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 한국전쟁기에 폭격이 가장 심한 곳은 서울 아니었나요? 서울에서 피해를 본 이들의 진실규명 신청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1950년 공보처 통계국에서 발간한 서울특별시 피살자 명부에는 서울지역 희생자 총 1만7127명 중 4250명이 공중폭격으로 희생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어요. 전체 폭격 건수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서울 지역에서 폭격 희생자가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폭격 피해가 극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기에서 미군 사건으로 배정된 252건 중 서울지역 사건은 10건에 불과합니다. 서울은 1기 때도 신청이 별로 없었어요. 개발로 지형이 변하고 이주가 대규모로 이루어져서가 아닐까 해요.”



한겨레

19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골목 거리에서 포즈를 취한 김희선 팀장. 고경태 기자


― 적대세력 사건과 미군 사건을 다 조사하셨어요.



“조사관은 가해세력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육하원칙에 따라 희생 경위를 조사할 뿐이죠. 흔히 오해하기 쉬운데, 미군 사건 피해자 유족은 ‘반미 성향’이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보수적인 분이 많아요. 미군 사건 피해자 중 일부는 진실규명이 안 되자 ‘이게 다 정권이 바뀐 탓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요.(웃음) 적대세력 피해자들도 책임이 북한에 있다 보니 진실규명 이후에 법원에서 손해배상이 안 되는데, 적대세력에 의한 피해자나 미군에 의한 피해자 모두 국가배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쟁의 피해를 당하신 건 사실이고, 국가가 국민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요? 극히 예외적으로 포항 지역에서 미군 사건에 대한 배·보상이 딱 1건 있었어요. 미군의 폭격 과정에서 국군이 정보를 전해주었다는 기록이 확인되어 소송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경우였죠.”





― 마지막으로 한 말씀.



“3기에서도 사건의 불법성을 판단하지 말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또한 직권조사를 개시해 전반적으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쪽으로 갔으면 해요. 한국전쟁 발발 76년이 됐고, 아직도 폭격·포격을 포함한 미군에 의한 희생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건 문제가 아닐까요? 만약 3기에 합류해 미군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가 결정되면 전국의 미군 폭격현황을 한꺼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폭격 지도’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진실규명 신청이 들어온 건만으로는 미군 폭격 피해가 종합적으로 정리되지 않아요. 3기에서는 종합적으로 밝혀졌으면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3기에서는 미군 사건이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지길 바랍니다. 조사 인원이 더 필요하겠죠. 그러려면 지도부의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상임위원을 어느 당에서 추천한 분이 맡느냐가 대단히 중요해 보이고요.”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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