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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얻었다는 그린란드 협상 성과...알고 보면 원래 美 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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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서 자신이 만든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철회하는 대신 ‘골든돔(미사일 방어망)’ 설치와 ‘광물 자원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대대적인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미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챙겼다는 권리들은 이미 미국이 수십 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사실상의 ‘정치적 재포장(Rebranding)’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①‘골든돔’ 설치 권한?…1951년 협정에 이미 ‘무제한 접근’ 명시

트럼프는 다보스에서 “그린란드를 사지 않는 대신, 그곳에 우리의 방어막인 ‘골든돔’을 짓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덴마크와 치열한 협상 끝에 새로운 안보 권한을 따낸 뉘앙스다.

하지만 팩트는 다르다. 미국은 이미 1951년 덴마크와 체결한 ‘그린란드 방위 협정(Defense of Greenland Agreement)’에 따라 그린란드 내 군사 기지를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미 우주군은 그린란드 북서부 피투픽(Pituffik) 우주기지에서 미 본토로 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하는 핵심 조기경보 레이더를 운영 중이다.

미 안보 전문지 디펜스원(Defense One) 등은 “국가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detached from reality)고 본다”며 “기존 외교 협정만으로도 그린란드 내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확장은 이미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애초 골든돔 설치를 위해 그린란드를 매입할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다.

②광물권 따냈다?…美 기업들 이미 진출해 사업중

트럼프가 또 다른 성과로 내세운 ‘희토류 및 광물 접근권’ 역시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광물 시장은 이미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세계에 개방되어 있었다.

실제로 미국 기업 ‘코볼드 메탈스(KoBold Metals)’나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 등은 트럼프의 이번 발표 훨씬 전부터 그린란드 자치정부로부터 정식 사업권을 발급받아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린란드 법에 따르면, 외국 기업이라도 채굴권(Exploitation License)만 획득하면 채굴된 광물에 대한 소유권과 판매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 등 전문 기관들은 “미국 기업 개발을 막는 진짜 장벽은 ‘정치적 접근권’이 아니라 ‘인프라 부족’과 ‘비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린란드는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1년 중 채굴 가능한 기간이 짧고 혹독한 기후 탓에 개발 비용이 막대하다. 누구나 돈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시장에 대해 트럼프는 사실상 “내가 협상해서 문을 열었다”고 주장한 셈이다.

③매입 실패 덮기 위한 출구 전략?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뻔한 사실을 거대한 협상(deal)으로 둔갑시킨 배경에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사겠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및 현지 주민들로부터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반발을 샀다. 결국 트럼프는 군사력을 사용해서 그린란드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무력 배제 선언에 이어 그린란드 매입에 비협조적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8국에 2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징벌적 관세도 스스로 철회했다.

현실적 가능성이 없는 그린란드 매입 주장까지 거둬들여야 하는 시점에서, 트럼프는 빈손으로 물러나는 모양새 대신 “매입과 맞먹는 실리(골든돔·광물)를 챙겼다”는 명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등 외교가에서는 이번 합의를 두고 “트럼프가 확전에서 발을 빼면서도, 안보와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모양새로 체면을 살린 출구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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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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