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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2026] ‘OLED 중심’ 韓 디스플레이, 완만한 성장… 변수는 中 추격·메모리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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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은 미국의 관세 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선과 방위산업 등의 업종은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며 호황을 맞았다. 2026년 글로벌 경제를 움직일 주요 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이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올해 전년 대비 5% 안팎의 완만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를 앞두고 있어 최근 침체했던 TV 시장 반등이 예상되는 데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신규 매출원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가 성장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패널의 주요 공급처인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 분야가 현재 ‘메모리 대란’을 겪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IT 기기에 탑재되는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세를 꺾을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유지해 왔지만, 그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도 우려로 부각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액정표시장치(LCD)는 LG디스플레이의 IT용 패널 정도로 한정된다.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상반기 LCD 사업에서 전면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도 작년 4월 대형 LCD 패널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모든 매출을 OLED 패널에서 올리고 있고, LG디스플레이도 작년 3분기 기준 매출 중 OLED 비율이 역대 최대치인 65%를 달성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실적은 OLED 시장의 호·불황과 궤를 같이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전체 OLED 시장에서 작년에 한국이 차지한 비율은 전년 대비 1.9%포인트(P) 증가한 68.3%로 집계됐다.

◇ 디스플레이 시장 감소해도 OLED는 6% 성장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출하량 기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은 전년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OLED 시장은 6.1%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에도 전년 대비 5.0% 증가한 10억4307만대 수준의 OLED 패널이 출하됐는데, 올해는 11억626만대로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면적 기준 전망치에서도 OLED 시장은 전년 대비 올해 10.6% 성장이 점쳐지면서 전체 디스플레이 증가율(6%)을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디스플레이는 기업간거래(B2B) 산업이라, 물건을 사줄 고객사가 있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주요 공급처의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OLED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배경 중 하나로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로 그간 침체했던 TV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3월)·북중미 월드컵(6월)·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9월) 등 ‘4대 국제 스포츠 대회’가 모두 열린다.

이에 따른 수요 증가는 LCD보단 프리미엄 TV인 OLED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9인치 이상 대형 OLED 시장에서 작년에 92.4%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TV OLED 패널은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작년 매출 기준 LG디스플레이가 81%를 생산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19%를 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데보라 양 옴디아 디스플레이 연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LCD TV 판매를 늘려온 중국 업체들도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재편하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할 전망”이라며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미국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프리미엄 경쟁에서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OLED TV가 성장하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량용 반도체에 OLED 패널 탑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이 분야에서 319만6000대가 출하된 것으로 추산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63% 증가한 520만8000대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옴디아는 전체 OLED 시장 매출이 올해 501억8916만달러(약 73조7630억원)에서 2030년에는 630억6098만달러(약 92조6807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LCD 시장은 이 기간 778억1002만달러(약 114조3807억원)에서 733억2338만달러(약 107조7854억원)로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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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 ‘메모리 대란’에 가격 인하 압박받는 디스플레이

‘메모리 대란’에 따른 IT 기기 수요 감소 우려는 OLED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6(OLED) 대 4(LCD) 비율로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이뤄진 상태다.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18%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트렌드포스는 작년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평균 45~50% 급등한 데 이어, 올 1분기엔 55~6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올라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노트북·PC·태블릿 등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분야도 스마트폰처럼 현재 LCD에서 OLED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마니쉬 바티아 운영 부문 총괄 부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이 2027년 이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며 “주요 제조사가 AI 칩에 들어가는 HBM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투자가 불러온 메모리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로 스마트폰·노트북 등의 총 재료비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공급자 우위인 메모리 영역의 단가 인하는 불가능해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면서 총 재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20%)의 단가 인하 압박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8.6세대 IT OLED 양산 돌입한 삼성디스플레이… 中 업체 진입 ‘우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상황에서 8.6세대 IT OLED 패널 생산에 돌입했다. 기존 6세대와 비교해 크기가 2배 이상 큰 2290㎜×2620㎜급 원장(마더글라스)에서 IT용 OLED 패널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한 번의 공정을 통해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생산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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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크기와 면취 효율 관계 설명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생산을 앞세워 2030년 전체 IT 패널에서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OLE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8.6세대는 향후 OLED로 전환이 확실시되는 IT용 패널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무기인 동시에 현재 메모리 대란으로 가격 인하 압박을 받는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8.6세대 IT OLED 시장의 개화는 중국 업체의 진입을 의미하기도 해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했으나, 중국 BOE와 CSOT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진입을 앞둔 상황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그간 양산 난도가 높은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라인을 사실상 마련하지 못했으나, 8.6세대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는 셈이다. 한 시장조사업체 연구원은 “중국과의 경쟁이 본격화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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