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천체관측장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임무를 수행하는 상상도. NASA 제공 |
이정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이정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결정질 규산염’이 우주에서 생성돼 장거리 이동하는 원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망원경 관측을 통해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22일자에 실렸다.
규산염은 지구 돌 성분의 90%를 차지하는 흔한 광물질이다. 규산염 가운데에서도 내부 원자가 반듯한 대열을 이룬 결정질 규산염은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생성된다. 그런데 그동안 영하 200도 이하의 초저온 환경에 떠 있는 태양계 외곽 혜성에서도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돼 왔다. 그 이유를 기존 천문학계는 규명하지 못했다.
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지구에서 150만㎞로 떨어진 우주로 발사한 고성능 적외선 천체관측 장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이유를 밝혀냈다. 국내 연구진 최초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활용 권리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얻어낸 연구진은 지구에서 1400광년 떨어진 뱀자리 성운 근처 천체 ‘EC53’을 집중 관찰했다.
EC53은 완벽한 별이 되기 전의 ‘태아별’이다. 연구진은 이제 막 형성되는 별을 관측해 46억년 전 생긴 또 다른 별인 태양의 과거를 짚어보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EC53은 밝기가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일을 18개월 주기로 반복했다. 연구진은 밝기가 높아지는 ‘폭발기’ 때 결정질 규산염이 생성된다는 점을 관측했다.
특히 연구진은 결정질 규산염이 태아별 주변에 생긴 ‘원반풍’을 타고 먼 우주로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태아별 주변에는 고온의 가스·먼지가 원반 형태를 이루며 뱅글뱅글 도는데, 이때 생긴 회전력 때문에 가스와 먼지 일부가 바람처럼 먼 우주로 날아간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원반 주변에는 자기장도 있다. 자기장은 가스와 먼지를 우주 저편으로 더 세게 날려 보내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연구진의 관측 결과는 태양계 외곽 혜성에서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는 이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태양계와 외계 행성계를 심층 분석할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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