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라기 부는 '법적 감시자' |
(미니애폴리스=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우리는 변호사도 아니고 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모든 일의 목격자입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사망한 르네 니콜 굿(37) 사건 이후 시위 현장을 지키는 법적 감시자(Legal Observer)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미변호사조합(NLG) 등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법적 감시자는 시위 현장이나 법 집행 지역에서 경찰이나 연방 요원의 체포·무력 사용 등 공권력 행사를 감시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대형 시위 현장에서는 형광 조끼나 모자를 착용하고, 호루라기를 소지해 인권침해 등 상황에도 대비한다. 암호화한 메신저를 통해 ICE 등 단속 현장의 위치를 공유하고, '달걀 샐러드'나 '왕자'와 같은 가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감시자들은 공공장소에서 공권력을 감시하는 자신들의 활동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한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최근 NP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르네 굿에 대해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은 그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그는 이민자 이웃을 위해 법적 감시자가 되고자 한 배려심 깊은 이웃이었다"고 묘사했다.
실제로 르네 굿은 사건 당일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귀가하다가 ICE의 단속 현장에 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르네 굿의 동성 배우자 베카 굿도 사건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7일 우리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멈춰섰다"며 "우리에겐 호루라기가 있었고, 그들은 총을 갖고 있었다"고 말해 그들이 당시 감시자 역할을 하고자 사건 현장에 갔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네소타 연방건물 앞 시위대 |
20일 ICE 반대 시위가 벌어진 '헨리 위플 주교 연방청사' 앞에서 만난 법적 감시자 앤 클루는 이와 같은 법적 감시자들의 행동에 대해 "전통적인 미국인다운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르네 굿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법적 감시자였다"며 "나는 은퇴한 노부인이라 주로 안전한 법정에서 활동한다"고 소개했다.
미네소타주의 시민단체 '인권옹호자'(Advocates for Human Rights)를 통해 법적 감시자가 됐다는 그는 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에 신청해 온라인으로 소정의 훈련을 받아야 하고, 멘토와 함께 현장 교육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 감시자의 상당수가 자신과 같은 은퇴자 연배이지만, 시간을 쪼개 활동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변호사도 아니고 법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며 "모든 것의 증인이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굿의 사망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와 '쌍둥이 도시'인 세인트폴에서는 법적 감시자로 활동하고자 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
두 도시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 '이민방어망'(Immigrant Defence Network)의 이엥 허 조직책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자신들이 지금껏 육성한 감시자 2천 명 중 354명이 굿의 사망사건 이튿날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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