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이한 가운데, 기대보다 직무 수행을 하지 못한 대통령이라는 여론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였던 30세 이하의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포털 사이트 야후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지난 8~12일 미국 성인 1709명을 대상으로 실사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기대보다 못했다는 응답은 49%로, 기대보다 나았다는 응답 28%에 비해 21% 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3월에 비해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결과다.
응답자의 49%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부정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지난해 3월 조사에서는 부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응답이 43%,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응답은 40%로 두 의견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부정적으로 변화한 데에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른바 '무당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무당파 유권자 중 46%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부정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이 수치가 57%로 상승했다.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3월 36%에서 올해 22%로 14% 포인트 떨어졌다.
또 무당파 유권자의 57%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보다 별로였다고 답했는데, 이 수치 역시 지난해 3월 44%에 비해 13% 포인트 높아졌다. 기대보다 좋았다는 응답은 지난해 3월 26%에서 올해 16%로 10% 포인트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도 40% 안팎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13일 성인 1408명을 대상으로 매리스트 대학교의 여론문제 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3%포인트)에 따르면 직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8%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56%에 비해 18% 포인트 낮았다.
또 지난 9~12일 미국 성인 1602명을 대상으로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3%포인트)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지지하고 54%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되는 이유에 대해 유고브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대통령의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정 의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야후와 유고브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두 달 동안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했는지 아니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집중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3%가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했다고 답했고, 45%가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는 51%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집중했다고 밝혔는데, 응답자의 70%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비 문제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체포 및 추방" 문제에 과도한 행정력을 쏟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던 이민이나 외교, 경제 등의 문제에서 지지를 잃고 있다는 여론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8~11일 <AP>통신과 미 여론 연구 센터(NORC, 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가 미국 성인 1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9%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8%에 불과했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1%로 나타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역시 37%로 이민 정책과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는데,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1%로 나타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생활비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응답은 60%로 나타났는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응답 역시 60%에 달했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UPI=연합뉴스 |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일 미국에서 Z세대라고 불리는 1997년~2012년생들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지지율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지난 5~7일 미국 방송 CBS와 유고브가 미국 성인 2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4% 포인트) 결과를 보면 이 연령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6%에 달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올해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조 그루터스는 20일 미 방송 폭스뉴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비밀병기"라면서 보통 중간선거에서는 집권당이 의석을 잃고 있지만 이번에는 공화당이 "역사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1년 차에 접어든 시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들이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전망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했다.
2000년과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당시 전략가 겸 여론조사관으로 활동했던 다론 쇼 폭스뉴스 여론조사 공동 디렉터는 "공화당 지지층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반대 세력은 더욱 강경해졌다"며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백악관과 공화당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중간선거 투표율이 특별히 높지는 않지만, 그들도 투표에 참여하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공화당에게 하원뿐 아니라 접전이 예상되는 상원 의석까지 잃게 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쇼 공동 디렉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경제와 이민 이슈 등이 이제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물가 상승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항의하던 여성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집권당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선거 환경은 2022년이나 2024년보다 민주당에게 훨씬 유리하다"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올 것이라는 데는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연 공화당 지지자들은 투표장에 나와 투표할까?"라고 말하며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방송은 "공화당은 트럼프가 정계를 뒤흔들기 전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투표율이 낮은 중간선거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없을 때는 투표에 잘 가지 않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선거 구호)지지자들"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대해 그루터스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동안 중간선거의 주요 격전지 세 곳을 방문했다면서 "대통령이 우리 후보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만큼 우리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없이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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