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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26 AI 인사이트 ② 한국의 인공지능 혁명, 반년 만에 세계 순위 7단계 도약한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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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하반기 전 세계 생성형 AI 사용 비중 16.3%, ‘1인 1도구’ 시대의 문턱 진입
주요 선진 경제권의 확산 속도는 개도국들의 2배 육박, 격차는 10.6%p로 더 벌어져
한국은 25위→18위로 7단계 상승, ‘정책×언어 성능×대중 기능’이 미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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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6년 새해, AI 산업의 무게중심은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확장(스케일)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더 낮은 추론 비용, 에이전트의 대규모 운영, 전력·데이터센터·GPU 같은 인프라 병목, 그리고 신뢰·보안·거버넌스라는 규칙의 변화를 동시에 마주했다. 한국도 반도체·제조 기반의 강점을 갖고 있지만, 전력과 컴퓨팅 자원, 인재 확보, 규제 해석과 국제 표준 대응 같은 과제가 한꺼번에 커지는 국면이다. 이에 테크42는 이와 같은 글로벌 AI 산업 환경과 한국이 마주한 도전을 신년 기획 '2026 AI 인사이트'로 소개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도를 단순 성장률이 아닌 실제 사용자 비율로 측정하면, 예상보다 빠른 대중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AI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근로 가능 인구의 16.3%가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반기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구소는 이를 "전 세계 성인 인구 6명당 1명꼴로 AI 도구를 경험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며 “주류 기술로의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중요한 격차가 존재한다.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국가군(이하 선진권)의 이용률은 22.9%에서 24.7%로 상승했으나, 중·저소득 개발도상국군(이하 개도권)은 13.1%에서 14.1%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양 그룹 간 격차는 9.8%포인트에서 10.6%포인트로 오히려 확대됐다.

이는 혁신 기술이 확산될수록 인프라·정책·언어 지원·접근 편의성 차이가 '디지털 양극화'로 심화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이번 2편에서는 이 연구가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한다.

다운로드 수가 아닌 '실제 사용 경험'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확산(diffusion)은 앱 다운로드 건수나 웹사이트 방문 트래픽이 아니다. 특정 기간 동안 생성형 AI 제품을 실제로 사용한 사람의 비중을 의미한다.

측정 방식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설계됐다. 연구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명화된 원격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국의 운영체제 점유율, 기기 시장 구조, 인터넷 보급률, 인구 통계를 보정해 국가별 사용 비중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지표가 완벽하지 않다"는 한계도 명시했다. 단일 지표로 모든 사용 패턴을 파악하기는 어렵고, 향후 다양한 보완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즉, 이 데이터는 절대적 진실이라기보다 국가 간 확산 속도와 격차의 방향성을 읽기 위한 참고 자료에 가깝다.

지난해 하반기 데이터가 보여주는 결론은 명확하다. AI를 사용하는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더 빠르게 사용을 시작한 국가'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차이를 만든 요인은 기술 수준만이 아니라 인프라, 정책 지원, 대중 친화적 기능, 접근 장벽 등 다층적 요소라는 분석이다.

선진권 vs 개도권, 양극화의 구조

연구진은 지난해 하반기 상황을 'AI 이용 증가 속 디지털 격차 심화 국면'으로 규정했다. 상위권 국가들의 공통점을 보면 이유가 더 명확해진다.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노르웨이, 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 등은 일찍부터 디지털 인프라 투자, AI 교육 확대, 정부 차원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선 국가들이다.

대표적 사례가 UAE다. 하반기 이용률이 64%에 달했고, 2위 싱가포르(60.9%)와도 격차를 벌렸다. 이는 단순히 'AI 서비스가 들어왔느냐'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교육·행정·산업 시스템에서 AI를 '표준 도구화'했느냐의 차이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사례는 미국이다. AI 인프라와 모델 개발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근로 가능 인구 기준 이용률은 28.3%로 24위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혁신 리더십과 인프라 우위가 자동으로 광범위한 이용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확산의 병목이 기술력 자체보다 사회적 수용성, 제품 사용 경험, 조직 내 적용 방식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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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를 확대한 또 다른 변수는 '접근성'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지난해 하반기 '딥시크(DeepSeek)'의 부상이다. 이 플랫폼은 MIT 라이선스 기반 오픈소스 정책과 무료 챗봇 제공으로 비용·기술 진입 장벽을 낮췄고, 전통적으로 서비스 도달율이 낮던 시장에서 강한 확산세를 보였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다른 지역 대비 2~4배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화웨이 등 파트너사와의 프로모션·유통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리하면 지난해 하반기 격차는 '모델 성능' 단일 변수로 설명되지 않는다. 정부가 어느 영역에 AI를 통합했는지, 대중이 어떤 제품 경험으로 AI를 처음 접했는지, 가격·결제·접속 같은 진입 장벽을 누가 제거했는지가 확산 속도를 좌우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극적인 상승세는 주목할 만한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 7단계 도약: 정책·기술·문화가 만든 완벽한 타이밍

지난해 AI 확산에서 한국은 하반기 '가장 뚜렷한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국가가 됐다. 25위에서 18위로 7단계 상승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용률도 25.90%에서 30.70%로 4.80%포인트 급증했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며, 3가지 구체적 계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첫 번째, 정책의 제도화를 꼽을 수 있다. 국가 AI 정책이 '선언'에서 '실행 체계'로 전환된 시점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7~11월 사이 한국 정부는 AI 전략을 구체적·제도적 실행 단계로 진입시켰다. 특히 9월, 범부처 AI 조정 기구를 '국가AI전략위원회'로 격상해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했고, 이어 'AI 기본법'을 제정해 혁신과 규제의 균형을 잡는 법적 틀을 마련했다.

이 두 조치는 AI 인프라 투자, 규제 명확화, 공공 부문 배치를 '규모의 경제'로 확장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정권 교체라는 정치적 전환점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두 번째, 한국어 AI의 질적 도약이다. AI 모델의 한국어 처리 능력이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향상된 시점도 중요했다. 연구진은 한국의 대중과 공공 영역에서 AI 활용 의지는 높았지만, 한동안 한국어 LLM(대규모 언어모델)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OpenAI가 GPT-4o를 업데이트하며 한국어 성능이 크게 개선됐고, 8월 GPT-5 출시로 한 번 더 강화됐다.

연구진은 이를 정량화하기 위해 한국 수능(CSAT) 벤치마크를 제시했다. 무료 티어 최고 모델이던 GPT-3.5가 16점, GPT-4o가 75점, GPT-5는 100점을 기록했다. 이는 성인 기초 독해력 미만에서 최상위 대학생 수준으로 변화한 것에 비유된다.

실제로 이 구간에서 한국 사용자들은 AI가 대화, 초안 작성, 번역, 분석 등 일상 업무에 실용적으로 쓸 만한 도구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GPT-5는 더 깊은 추론과 맥락 처리로 전문 질의, 교육, 업무 워크플로, 소상공인 활용성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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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대중을 사로잡은 문화 현상이다. '대중에게 와닿은 소비자 기능'이 폭발적 유입을 불러온 문화적 계기로 주목받는다. 이 역시 지난해 4월 챗GPT-4o의 업데이트 시기와 일치한다. 당시 챗GPT-4o를 활용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이 한국 소셜 플랫폼에서 대유행하며, 생성형 AI가 '기술 지식 없이도 즉시 공유 가능한 결과물을 만드는 도구'라는 대중적 경험을 확산시켰다.

그 결과 이미지 생성 활동이 급증했고, 이후 상당수 사용자가 다른 AI 기능을 계속 탐색한 정황이 관측됐다.

이 3개 동력이 같은 시기에 결합되며, 한국은 이른바 '확산의 점프'를 만들어냈다. 특히 연구진은 한국이 세계 2위 ChatGPT 유료 구독 시장(미국 다음)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하며, 단순 사용 증가를 넘어 지불 의사까지 포함한 수요 기반이 확대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델 경쟁'을 넘어 접근성, 정책, 언어 지원, 유통 전략 등이 확산의 핵심 변수가 됐고, 그 결과 '확산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기술이 앞서 나가도 이를 사회 전반에 정착시키는 정책적·문화적·경제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확산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교훈이다. 한국의 사례는 정책 제도화, 기술 현지화, 대중 친화적 경험이 동시에 작동할 때 AI가 빠르게 일상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3편에서는 이 확산 지도가 기업 내부로 들어왔을 때 어떤 형태로 구체화되는지, 즉 에이전트 생태계와 데이터 운영 관점에서 '2026년 기업 AI의 핵심 전장'을 이어서 살펴본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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