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장비청(ATLA)이 공개한 공식 영상 자료 속 신형 SSM(지대지·대함 겸용 순항미사일). 종말 단계에서 배럴 롤 기동을 수행하는 시험 장면으로, 근접방어체계(CIWS) 회피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ATLA 제공 |
일본이 개발 중인 신형 장거리 대함순항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배럴 롤(barrel roll) 기동을 수행하며 접근하는 시험 장면이 공개됐다. 회전하며 표적에 접근해 함정의 근접방어체계(CIWS) 요격 확률을 낮추려는 구상이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9일(현지시간) 이 미사일이 향후 모듈형 순항미사일 체계로 확장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해당 장면은 일본 방위성 산하 방위장비청(ATLA)이 최근 공개한 공식 영상 자료에 포함됐다. 이 영상은 지난해 ATLA 방산기술 심포지엄 참석자에게 처음 공개됐지만, 온라인에 널리 공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계약사는 가와사키 중공업(KHI)이다.
◆ 종말 단계 ‘배럴 롤’…CIWS 요격을 비켜가다
일본 방위장비청(ATLA)이 공개한 신형 SSM 시험 영상 캡처. 발사 직후 로켓 부스터가 분리되고(왼쪽), 이후 주익이 단계적으로 전개되는 장면이 담겼다. ATLA 제공 |
일본 방위장비청(ATLA)이 공개한 영상 속 신형 SSM 시제기. 조립·시험 단계에서의 기체 형상과 내부 배치가 일부 확인된다. ATLA 제공 |
시험 영상 속 신형 SSM(지대지·대함 겸용 순항미사일, 일명 ‘도서 방어 미사일’)은 최종 접근 구간에서 나선형 회전을 반복한다. ATLA는 이 기동이 기관포 기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의 사격 해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요격 성공률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해 왔다. 일본 정부 그래픽에는 중국 해군의 30㎜ 7연장 개틀링 기관포 기반 ‘730형 CIWS’를 상정한 회피 개념도 등장한다. 중국은 11연장으로 화력을 강화한 1130형 CIWS도 운용 중이다.
노르웨이 콩스버그가 공개한 그래픽. 표적 시점에서 본 해상타격미사일(NSM)의 종말 단계 기동 궤적을 2차원으로 나타낸 것으로, 요격을 어렵게 만드는 고기동 회피 패턴을 설명하고 있다. 콩스버그 제공 |
일본 방위장비청(ATLA)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념 이미지. 신형 SSM이 종말 단계에서 배럴 롤 기동을 수행하며 함정의 근접방어체계(CIWS)를 회피하는 시나리오를 시각화했다. SNS 캡처 |
고기동 종말 회피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노르웨이 콩스버그의 해상타격미사일(NSM) 역시 종말 단계에서 고기동 회피 기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개 정보상 NSM이 U자형 회피에 가까운 반면, 신형 SSM은 완전한 나선 회전이 특징이다. 이 기동의 정량적 요격 회피 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12식 넘는 사거리·모듈화…대만까지 닿는 전략 카드
일본 방위장비청(ATLA)이 2024년 공개한 자료 이미지. 신형 SSM에 탑재되는 XKJ301-1 터보팬 엔진의 외형과 내부 구조, 고효율·경량 설계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ATLA 제공 |
일본 육상자위대가 운용 중인 12식 지대함 순항미사일이 지상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모습. 신형 SSM은 이 12식을 기반으로 사거리와 운용 개념을 확장한 체계로 개발되고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 제공 |
신형 SSM은 아음속 순항미사일로, KHI의 KJ300 계열을 기반으로 한 XKJ301-1 터보팬을 사용한다. 연료 효율을 중시한 설계로 사거리 확장이 강점이다. 일본은 정확한 목표 사거리를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 12식 지대함 순항미사일(약 200㎞)과 개량형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그레이드된 12식은 최대 900~1,000㎞급을 목표로 개발 중이어서 신형 SSM은 이보다 더 긴 사거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체는 발사 후 전개식 주익이 펼쳐지며 지상·함정 발사는 물론 F-2 전투기와 P-1 해상초계기 등 공중 발사도 염두에 뒀다. 초기 가속은 로켓 부스터가 맡고 이후 터보팬이 점화돼 순항 비행에 들어간다. 스텔스 설계도 반영됐다. 기체 측면에 각을 준 치네 라인을 적용해 레이더 반사를 분산시켰고 톱니형 패널 엣지로 패널 경계에서 발생하는 반사 신호를 줄였다. S자형 흡입구는 엔진 내부가 레이더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유도는 GPS 보조 관성항법장치(INS)로 중간 구간을 비행한 뒤 종말 단계에서 영상 적외선(IIR)과 레이더(RF)를 결합한 이중모드 시커가 표적을 포착한다. 복잡한 연안 환경에서도 교란과 재밍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구성이다.
ATLA는 신형 SSM을 단일 무기가 아닌 플랫폼으로 본다. 노즈 모듈 교체를 통해 대함 목적 외에 방공망을 유인하는 기만체(decoy) 파생형과 체공 감시 후 즉각 타격형 등을 구상 중이다. 장거리 사거리는 목표 해역 상공에 머무는 체공 시간으로 전환될 수 있어 운용 유연성이 커진다.
대만 서쪽 해안과 인접한 일본 요나구니섬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미군이 주둔한 전략 요충지 오키나와가 함께 표시돼 있다. 구글 어스 |
전략적 맥락도 분명하다. 일본은 중국·러시아·북한을 동시에 고려한 장거리 타격 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만과 불과 수십 마일 떨어진 요나구니섬이 거론된다. 사거리 약 1,000㎞급만 돼도 대만 주변 해역과 일부 본토 접근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해상 전력 측면에선 향후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ASEV)도 해상·지상 타격 임무로 확장될 예정이다.
일본은 2027년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ATLA 영상이 보여주듯 배럴 롤 기동을 포함한 비행 시험은 이미 진행 중이다. 종말 단계 회피, 스텔스, 모듈화를 결합한 신형 SSM이 일본의 ‘도서 방어’ 개념을 어디까지 확장할지 주목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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