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요원들이 지난 18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한 주택에 진입해 반나체의 남성을 끌고나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ICE 요원들이 라오스 출신 남성의 자택에 강제 진입해 반나체로 끌고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거주하는 충리 타오(56)는 전날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집에서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던 중 날벼락을 맞았다. ICE 요원들이 총으로 무장한 채 집 문을 부수고 들이닥친 것이다. 큰 소리에 놀란 타오 가족은 침실로 숨었지만 이내 ICE 요원들에게 발각됐다.
요원들은 체포 이유를 설명하거나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요구도 없이 다짜고짜 타오에게 수갑을 채웠다고 한다. 통신과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타오는 반바지만 입고 크록스를 신은 상태에서 담요로 몸을 겨우 가린 채 밖으로 끌려나오고 있다. 이날 세인트폴의 최고 기온은 영하 10도로, 밖에는 눈발이 휘날리고 있다.
타오는 라오스 출신 몽족으로,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1991년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 미국 시민이다. 요원들은 그를 차로 데려가 지문을 채취하고 얼굴 사진을 찍은 뒤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도 타오는 자신이 구금된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ICE 요원들이 옷을 제대로 입을 시간조차 주지 않아서 네 살 손자의 담요로 몸을 겨우 가렸다”며 “두렵고 창피했고, 너무 절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타오 가족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불필요하고 굴욕적이며 깊은 정신적 상처를 남긴 일”이라고 했다.
체포 당시 사진이 공개되면서 연방 요원들의 과잉 대응 논란이 커지자, 미 당국은 성범죄자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ICE 요원들이 한 가정집 문을 부수고 진입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요원들이 지난 18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한 주택에 진입해 반나체의 충리 타오를 끌고나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미 국토안보부(DHS)는 “사건이 벌어진 주소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 2명을 수사 중이었다”며 “그곳에 거주하던 미국 시민(타오)이 지문 채취와 얼굴 인식을 거부해 구금됐다”고 했다. 이어 “타오는 수배 대상자의 인상착의와 일치했다”며 “모든 법 집행 기관과 마찬가지로 작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일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표준 절차”라고 밝혔다.
DHS는 그러면서 아직 도주 중인 2명의 수배 전단을 공개하며 이들을 추방 명령 대상인 라오스 출신 불법 이민 범죄자라고 설명했다. 이 중 한 명은 과거 해당 주택에 거주했지만 이미 이사했으며 타오 가족 구성원의 전 남편으로 알려졌다.
다만 타오 가족은 “이 집에는 타오와 그의 성인 아들, 며느리, 어린 손자만 거주하고 있다”며 “DHS가 언급한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토안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에 ICE 요원 약 3000명을 파견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이 지역에서 30대 여성이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강경 단속에 대한 반발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 당국이 시위 진압에 협조하지 않으면 ‘내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16일 이민 단속 요원들의 보복성 체포·구금 및 과도한 단속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해 보복적인 대응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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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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