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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원 중국 화병이 ‘48억원 유물’로 둔갑…법원 “전액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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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브라질에서 140만 원에 팔렸던 중국 화병을 ‘18세기 유물’로 속여 48억 원에 판매한 프랑스 유명 갤러리가 8년 법정 공방 끝에 패소했다. 사진은 구매자인 카타르 왕족 알 타니의 모습. 인스타그램 @oisindmurphy 갈무리


140만 원에 판매된 중국식 화병을 ‘18세기 왕실 유물’로 속여 42억 원에 판매한 프랑스 유명 갤러리가 덜미를 잡혔다. 프랑스 법원은 판매 대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16일(현지시간) 더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최근 파리 항소법원은 카타르 왕족 ‘셰이크 하마드 빈 압둘라 알 타니’가 갤러리 크라메르(Galerie Kraemer)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 3억에 사서 48억에… 16배 ‘뻥튀기’

사건은 2012년 파리 비엔날레 고미술전에서 시작됐다. 알 타니는 6대째 명성을 이어온 프랑스의 ‘크라메르 갤러리’로부터 중국식 화병을 280만 유로(약 48억 원)에 구매했다. 갤러리 측은 당시 18세기 왕족 유물이라는 보증서까지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화병의 과거를 조사한 결과, 이 화병은 20년 전 브라질에서 단돈 815유로(약 140만 원)에 거래됐던 물건이었다. 이후 파리 벼룩시장과 골동품상을 거치며 몸값이 3400배 넘게 부풀려졌다.

최종적으로 갤러리 측이 사들인 가격은 18만 유로(약 3억 원)이었다.

● “18세기 유물이라더니”… ‘짝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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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챗GPT로 생성.


상황이 뒤집힌 것은 2016년 이 갤러리가 가짜 가구를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의심이 생긴 알 타니는 즉각 감정사를 불렀다.

의뢰를 받은 감정사는 유난히 긴 길이와 합금의 성분, 그리고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제작 기법이 사용됐다는 근거를 들며 “18세기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쐐기를 박은 것은 프랑스 박물관 연구소(C2RMF)의 정밀 분석이었다. 화병 장식에서 1840년대 이후에야 등장한 공법 흔적이 발견된 것.

게다가 파리에 들어온 후 금을 재도금하고 인위적으로 녹을 입히는 ‘노화 처리’를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 “제작 날짜 몰라도 의구심 일으키기 충분”

1심은 증거 부족으로 갤러리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갤러리 측에 판매 대금 280만 유로(약 48억 원)를 즉각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감정사들의 조사는 진품 여부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정확한 제작 연대를 확정할 수 없더라도, 판매 당시 보증된 것과 다르므로 계약 취소 사유가 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갤러리 측은 “전문가들의 의구심만으로 판매를 취소하는 것은 미술계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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