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70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청년이 급증하면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확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20대~30대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는 71만7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년층 인구의 5.8%에 해당하는 규모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쉬었음 청년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를 '그냥 쉬었음'으로 응답한 청년층이다. 구직·학업·직업훈련 등에 참여하지 않고 단순히 쉬고 있다고 답한 상태로 실업자와는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쉬었음' 응답 비율이 높아진 배경으로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치와 노동시장 경직성을 꼽는다. 원하는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의 재취업 대신 쉬는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쉬었음 인구 증가는 대부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취업 이후 구직을 중단하고 쉬었음 상태로 이탈한 사례가 늘었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삶의 질도 함께 악화되고 있다. 2024년 기준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5.2%로 2022년(2.4%) 조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립·은둔의 이유로는 '취업의 어려움'이 32.8%로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 중단(9.7%) △진학 실패(2.4%)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쉬었음 청년 증가가 개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쉬었음 청년 1인당 잠재 소득 손실 규모가 크고 고학력 청년층의 인적자원이 활용되지 않으면서 생산성 저하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쉬었음' 청년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약 44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 대응은 단기 처방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청년인턴 확대나 각종 지원금 등 현금성·단기 정책에 치중해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해 3월까지 '쉬었음' 청년을 겨냥한 맞춤형 보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쉬었음 인구 증가가 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단기 지원을 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구조를 재설계하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은은 "청년세대의 고용 문제는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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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30대 '쉬었음' 인구 71만7000명…청년의 5.8%
일자리 미스매치·노동시장 경직에 재취업 대신 쉬는 선택
정부 대응 단기 처방 머물러…현금성·단기 정책에 치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