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지난 16일 행정통합으로 생길 대전·충남, 광주·전남 특별시에 4년간 최대 40조원을 지원하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한 데는 “이번에 통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지원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에 “이 대통령이 최근 ‘올해 지방선거 전에 행정통합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진다. 이번에 통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대규모로 지원해야 한다’고 (소관 부처에)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기획예산처가 파격적인 안을 짜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광주·전남 의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나처럼 (행정통합에) 통 크게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나. 무리를 해서라도 통합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광역자치단체 통합은 지난 대선 당시 ‘5극3특’으로 요약되는 이 대통령의 지역발전 공약이기도 하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수도권·중부권·대경권·호남권·동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제주·전북·강원)로 재편해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의 행정통합 드라이브에는 정치적 셈법도 깔려 있다. ‘시·도 통합’이라는 초대형 이슈는 정책 결정권을 쥔 정부 여당이 선도적으로 의제화하는 게 선거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권은 지금이 행정통합 카드를 꺼내기에 가장 적기라고 보는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행정통합에 찬성하는 응답은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뿐 아니라, 중부권 승부처인 대전·충남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선거판 핵심 이슈를 선점할 수 있고,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엔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행정통합 관련 법안을 발의해, 다음달 본회의 처리까지 마치는 게 목표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졸속 통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함인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김민석 총리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내놨지만 정작 그 막대한 재원 마련 방식은 ‘추후’라고 비워두었다”며 “국민의힘은 통합에 찬성하지만, 졸속 통합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서영지 고한솔 장나래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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