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주민들이 눈 쌓인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2026.01.15. /사진=민경찬 |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할양 요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시위대는 "그린란드는 팔 수 없다", "그린란드에 손대지 마라" 등의 슬로건을 그린란드 국기와 함께 들고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일부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쓰는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 모자와 비슷한 빨간색 야구 모자를 썼는데, 모자에는 "미국을 없애버려라"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었다.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서는 옌스-프레데릭 닐센 총리가 이끄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미국 영사관으로 향하며 그린란드어로 섬의 이름인 "칼랄리트 누나트(Kalaallit Nunaat)"를 외쳤다.
공무원인 나야 홀름은 "그린란드는 장난감이 아니다. 이곳은 우리의 고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 시위에는 2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는 누크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현재 약 1만7000명의 그린란드인이 덴마크에 거주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 인근 해상에서 덴마크 해군 소속 군함 ‘HDMS 아이나르 미켈센'이 순찰하고 있다./AP=뉴시스 |
덴마크 전역에서 시위가 열렸다. 덴마크의 그린란드인 단체인 우아구트(Uagut)의 줄리 라데마허 회장은 "그린란드인으로서 우리가 받는 엄청난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 '모두가 깨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위치와 풍부한 광물 매장량을 이유로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무력을 써서라도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단 입장이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이번 주 덴마크의 요청에 따라 군 병력을 그린란드에 파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를 상대로 다음달 1일부터 10% 관세를, 오는 6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수 세기 동안 코펜하겐의 통치를 받아온 인구 5만7000명의 그린란드는 1979년 이후 상당한 자치권을 확보했으나, 여전히 덴마크의 일부이다. 덴마크는 국방 및 외교 정책을 관장하고 행정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한다.
한편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7%만이 트럼프의 그린란드 획득 노력을 지지한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대다수는 군사력을 동원한 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이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일축했다.
김희정 디지털뉴스부 부장대우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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