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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안전을 증명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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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2023년 8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공식 개시했다. 이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그 핵심 근거로 '생물사육 실험' 결과를 제시해 왔다. 넙치와 전복 등을 삼중수소 농도 1500Bq/L 이하로 희석한 물에서 사육한 결과, 체내 방사능 농도가 자연 수준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물사육 실험 결과, 영향이 거의 없었다", "생물농축 우려는 과장되었다"고 반복해 주장해왔다. 이 실험은 일본 정부의 홍보 자료, 언론 보도, 심지어 국제기구 보고서에서도 반복 인용되며, 시민들의 우려를 반박하는 대표적 근거처럼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실험은 과연 과학적으로 충분한가. 도쿄전력의 실험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계되었으며, 장기적 생물농축 가능성을 반박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가. 생물농축 논쟁의 출발점에 선 이 실험을, 이제 다시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실험은 과학적 검증이라기보다 정책 정당화를 위해 설계된 제한적 시험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 일본의 연구자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음에도, 그 비판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방류 결정 이후 여러 차례 '생물영향 검증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는데 대표적인 자료는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도쿄전력, 2023년 4월 27일–5월 25일 보도자료).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 및 사육시험의 완료에 대하여(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および飼育試験の完了について)'(도쿄전력, 2025년 3월 27일).

이 실험에서 도쿄전력은 넙치, 조개류, 해조류 등을 ALPS(다핵종제거설비)처리수 또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희석수에 일정 기간 노출시키고, 체내 방사성물질 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는 "유의미한 농축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시험'의 실험 설계와 내용을 알아보자. 후쿠시마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안전성 증명의 한 근거로 도쿄전력이 수행한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은 △어떤 생물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농도의 처리수를 이용해 △얼마나 오랜 기간 △어떤 핵종을 측정했는지 이 다섯가지 요소가 연구의 타당성·해석의 신뢰성을 결정한다. 도쿄전력의 공개 자료 및 일본 시민단체의 분석을 기반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도쿄전력 해양생물 사육실험에 대한 코멘트(東京電力 海洋生物飼育実験へのコメント)'(NPO법인 원자력자료정보실, 2025년 4월 14일).

이 실험의 목적은 ALS처리수 희석수에서 해양생물이 체내농축을 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생물체에 흡수되어 체내 농도가 일정 수준에서 평형에 이르고, 이후 다시 배출되는 과정을 확인한 뒤, 수조 내 물속 삼중수소 농도와 생물체 내 농도의 관계를 평가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다.

이 실험은 2022년 10월 3일 처리수 희석수 1,500Bq/L를 사용해 사육을 시작한 뒤 2025년 3월 20일 시험종료 시 정리한 데이터를 공표했다. 대상은 넙치, 전복, 해조류(모자반 등)이고 사육시설은 구내(수조) 및 구외(환경 중 방출 후 물을 사용한 시험)였다.

실험조건은 첫째, 삼중수소 흡수시험으로 삼중수소수가 포함된 희석 ALPS수조 안에 넙치를 사육해 312시간(약 13일) 후까지의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했다. 과거 지식으로는 약 24시간 지나면 농도는 평형상태에 달한다고 상정한다. 그 결과 사육 중인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주위 수조의 삼중수소 농도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으로 일정 기간 뒤에 평형상태를 확인했다.

둘째, 배출시험은 삼중수소 농도가 환경보다 높은 상태에서 통상 해수로 되돌린다. 144시간(6일) 경과 후에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한다. 그 결과 통상 해수로 되돌린 후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시간 경과와 함께 감소해 안정상태에 이르렀다.

셋째, 체중·성장 비교이다. 2025년 3월 실험보고에 따르면 통상 해수 대 ALPS처리수 조건에서 넙치의 체중 및 전장에 현저한 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가령 739±177g 대 815±152g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사용해 도쿄전력은 "이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언론은 이 결과를 인용해 "생물농축 우려는 과학적으로 부정되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이 실험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는 실험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생물농축은 단기간에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다. 특히 삼중수소가 체내 유기물과 결합해 형성되는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 Organically Bound Tritium)'는 체내 잔류 기간이 길고, 축적 양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일본의 방사선생물학자 이와쿠라 마사키(岩倉政城)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는 '의학평론' 제121호(2024년 3월)에 '방사능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어패류에 농축을 부른다-도쿄전력 후쿠시마사고 핵발전소의 오염수탱크 내 유기결합형 삼중수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논문에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는 체내 체류시간이 길고, 단기실험으로는 영향평가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다수가 몇 주~몇 개월 단위의 실험에 불과하다. 몇십 년에 걸친 방류가 예정된 사안에서, 몇 주 혹은 몇 달짜리 사육 실험으로 "장기 생물농축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방사선방호연구소(IRSN) 연구진 이로엘-부아예(Eyrolle-Boyer) 등은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환경방사능저널)'(2018)에서 "OBT의 형성 과정과 생태계 내 거동은 여전히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으며, 단기 실험으로 장기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 불확실성 대신, 짧은 기간의 사육 결과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사슬(foodchain)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생물농축은 개별 개체 수준이 아니라, 먹이사슬 전체를 통해 누적된다. 플랑크톤 → 소형 어류 → 대형 어류 →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농도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환경오염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환경경제학자 나카야마 게이타(中山敬太)는 2023년 '장의 과학(場の科学)' 제3권 제1호 '후쿠시마원전사고대책에 있어서 ALPS처리수의 해양방출에 관한 구조적 문제(福島原発事故対策におけるALPS処理水の海洋放出に関する構造的問題)'에서 이렇게 비판한다. '실험실 내에서 단일종을 단기간 사육한 결과를 가지고 해양생태계 전체에 있어서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도쿄전력의 실험은 대부분 단일 종을 고립된 조건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실제 해양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쿄전력 실험이 실제 해양생태계의 핵심 구조인 '먹이망'을 거의 완전히 제거한 채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바다 없는 해양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다에서는 플랑크톤, 저서생물, 조개류, 소형 어류,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복잡한 먹이사슬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축적되고 이동할 수 있다.

재슈케(Jaeschke) 등은 2013년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플랑크톤과 저서생물에서 삼중수소가 유기결합형으로 전환·축적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하위 단계 생물군의 변화가 상위 포식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피벳(Fievet) 등(2013)도 역시 해양생태계 내에서 OBT가 먹이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단순 수조 실험이 이 과정을 포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도쿄전력 실험은 대부분 인공 사료를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핵심 경로를 제거한 상태에서 '축적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바다에서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비약에 가깝다. 해양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조류, 수온 변화, 염분 차이, 계절 변동, 미생물 활동, 퇴적물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열린 시스템이다. 특히 퇴적물은 방사성물질을 흡착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2차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축적 문제와 직결된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진 역시 후쿠시마 연안 해역의 퇴적물에서 방사성물질의 장기 잔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Masaru Sakai 외, 2021). 그럼에도 도쿄전력의 사육실험은 이러한 환경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통제된 수조에서 수개월간 진행된 실험 결과를 가지고, 복잡한 해양 생태계에서 수십 년간 지속될 방류의 영향을 평가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접근이다.

세 번째 문제는 '측정 가능한 것만' 측정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실험에서 측정된 주요 항목은 주로 삼중수소 농도였다. 그러나 후쿠시마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루테늄-106 등 다양한 핵종이 극미량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핵종은 생물학적 농축 특성이 더 강할 수 있다.

일본의 환경저널리스트 가미야 요시히로(神谷吉弘)는 도쿄신문의 후쿠시마오염수 시리즈(2024-2025)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측정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측정대상의 선정 자체가 리스크평가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즉,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은, 실제로는 '측정한 범위 안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실험 주체가 '이해당사자'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실험의 설계, 수행, 해석, 발표를 모두 담당한 주체가 바로 방류 당사자인 도쿄전력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적 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구조이다.

일본 과학사회학자 고토 히데노리(後藤英徳)는 '과학과 민주주의(科学と民主主義)'에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과학행정을 분석하며 이렇게 썼다. '과학적 데이터 그 자체보다도 그 데이터가 누구에 의해 어떠한 입장에서 생산된 것인지가 신뢰성을 크게 좌우한다'. 도쿄전력의 실험 결과가 설령 일정 부분 타당하더라도, 그 결과를 사회가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독립적 연구자, 제3자 기관, 시민참여 검증 없이 수행된 실험은 그 자체로 신뢰의 한계를 안고 있다.

도쿄전력의 사육 실험에 대해 일본 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은 존재해왔다. 이와쿠라 마사키는 OBT 문제와 장기 축적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나카야마 게이타는 실험 설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 저널리스트인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공개 구조에 대해 비판을 했고,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 공개의 구조를 비판했다.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인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ALPS 처리수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었다기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문제는 '위험이 입증됐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입증됐는가'이다. 이러한 비판적 연구는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 자료나 언론 보도에서 거의 인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쿄전력의 제한적 실험 결과만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이는 과학적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이 보여준 것은 '안전'이 아니라 '검증 부족'이다. 도쿄전력의 생물 사육 실험이 조작되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 실험이 과학적으로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해양방류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수조 실험, 단순 먹이 구조, 현장 생태계 미반영,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부재. 이 모든 조건 속에서 도출된 '축적 없음'이라는 결론은, 과학적 확증이라기보다 검증 부족의 결과에 가깝다.

일본 환경법·과학사회학 연구자인 나카야마 게이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책을 분석하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선택적으로 과학을 동원해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성을 은폐하는 구조"라고 표현한다.

과학적 논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가 있다.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환경·보건 문제에서 올바른 질문은 그 반대다.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충분히 입증되었는가?"이다.

후쿠시마오염수와 같이 수십 년 지속되고,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사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험이 충분히 장기적인가, 다양한 생태경로를 반영했는가, 이해당사자로부터 독립적인가, 데이터가 외부 검증에 개방되어 있는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안전이 입증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생물농축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논쟁의 출발점일 뿐, 종결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실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누가 실험을 설계했는가?", "어떤 조건이 실험에서 배제되었는가?", "장기 영향은 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는가?", "독립 검증은 왜 구조적으로 어려운가?"

생물농축 논쟁은 과학적 사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어떤 구조 속에서 생산되고 있는가라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도쿄전력의 실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단지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이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진정으로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기 관측, 현장 조사, 독립 연구자 참여, 원자료 전면 공개, 국제 공동 검증 체계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후쿠시마오염수 검증 구조는 이러한 조건과 거리가 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어떤 과학을 선택하고, 어떤 불확실성을 외면하며, 그 결과를 누구에게 부담시키는가의 문제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을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실험이 증명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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