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마차도. 사진 출처 백악관 X |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끝내 노벨평화상 ‘메달’을 손에 넣은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인정 욕구에 끝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 세상의 인정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사업가였던 그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 청년 트럼프, 워싱턴 정계의 인정 갈망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야망은 오래됐다.그는 1980년대 30대의 사업가 시절부터 정치인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꿨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사업적 성공을 발판 삼아 워싱턴 거물들과 교류를 시도했다. 각종 자선재단의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백악관 행사에도 여러 차례 참석했다. 이 같은 활동은 그가 정계 입문의 꿈을 품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82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한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미국 36대 부통령이자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었다. 뉴욕 마천루 ‘트럼프 타워’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82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닉슨에게 편지를 보내 “저녁을 함께 보내 영광이었다”고 인사했다.
닉슨 도서관에 따르면 이 편지를 시작으로 둘은 닉슨 사망 직전까지 십수년간 33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눴다. 둘은 부동산, 베트남 전쟁, 미디어 전략 등 다양한 주제로 편지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3년 트럼프 타워 개장 직후 “닉슨 부부를 트럼프 타워로 모시는 것은 내 야망 중 하나”라며 닉슨에게 입주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닉슨은 “아내가 뇌졸중에서 회복하고 있어 거주지를 옮기기 어렵다”며 고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어갔다.
● 그를 움직인 한마디 “정치하면 대성할 것”
1980년대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청년 사업가였다.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었지만 그가 신문에 나오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거의 없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4년 인터뷰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대한 자아를 가진 전형적인 졸부, 뉴욕의 부흥을 이끈 천재라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WP에 정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러시아 핵 협상이라는 핵심 외교 과제를 주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건 협상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3년 뒤 1987년 12월 닉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도널드에게,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닉슨 여사가 말하길 당신이 ‘도나휴 쇼’(MSNBC 의 유명 토크쇼)에서 대단했다고 들었
습니다. 당신도 잘 알듯 내 부인은 정치 전문가입니다. 그녀는 당신이 출마 결심만 하면 분명 승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공개 비판하며 정치에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닉슨 부부는 이런 그의 모습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데뷔는 트럼피디아 2화에서 다뤘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0122/130835544/1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인정한 닉슨의 편지를 보물처럼 여겼다. 자신이 닉슨의 격려를 받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곤 했다. 또 편지를 액자에 넣어 자신의 집무실에 전시했다고 한다.
● 트럼프 “마차도가 상호 존중 보여줬다”
약 40년 뒤 그는 여전히 사람들의 찬사를 갈망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마차도는 ‘뛰어난 리더십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황금 액자를 제작해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했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걸린 독립선언문 사본을 배경으로 마차도와 기념사진을 촬영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리아는 내가 이룬 업적을 기려 그녀의 노벨 평화상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상호 존중을 보여주는 정말 훌륭한 제스처입니다. 고마워요, 마리아!”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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