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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사진 얼굴 커터칼로 파버릴거야” 학폭 아니라고? 소송 끝에 인정받았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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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조치없음’ 결정
피해학생, 불복 소송 제기
법원 “학폭 맞다…학폭위 결정 취소”
헤럴드경제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신고를 학교폭력위원회가 사실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학교폭력이 있었던 게 맞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위원회가 충분한 심의를 했는지 의문이다. 위원회는 학생들 사이의 친분 관계만 피상적으로 확인한 채 학생들에게 신고 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았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고려하면 어떤 자료가 더 있어야 신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학교폭력 신고했지만 학폭위서 불인정…소송으로
이 사건은 지난 2024년께 서울 강남 8학군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가해학생 3명과 피해학생은 모두 중학교 3학년으로 같은 반 소속이었다.

피해 학생은 지난 2024년 12월, 가해학생 3명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가해학생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오히려 피해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한 서울특별시강남서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양측의 신고를 모두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 ‘조치없음’으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관련 학생들이 서로 신고 내용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며 “진술 위주의 증거 외에는 객관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피해 학생 측은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에 소송을 내며 “위원회의 조치없음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메시지 등 근거 학폭위 처분 위법 판결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윤상일 판사는 지난해 11월 말, 학교폭력이 있었던 게 맞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학폭위의 처분은 위법하다”며 “신고 내용 중 상당 부분을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수준으로 취급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의 진술, 가해학생이 다른 학생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이 근거였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가해행위는 다음과 같았다.

괴롭혔다. 째려보고, 쳐다보며 수군거리고, 욕하고, 어깨를 치고 다녔다.

따돌림을 종용했다. 다른 친구들에게 “받아주지 마”라며 말을 듣지 않으면 함께 괴롭힐 것처럼 말했다.

무시했다. 졸업사진이 나오면 “얼굴을 찢어서 파버릴거야”라고 했다. 피해 학생도 있는 자리였다.

비난했다. “할아버지 냄새가 난다”, “노는 데 같이 끼는 게 너무 싫다”, “패버리고 싶었다”

공개적으로 모욕했다. SNS에 “한결 같이 발전도 없고 싸가지도 없는 모습 멋지다”라고 적었다.

재판부 “위원회, 충분한 심의 했는지 의문”
헤럴드경제

법원 [헤럴드경제DB]



재판부는 “위원회에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다른 학생의 진술 및 확인서에서 따돌림, 폭언 정황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의 졸업 사진 얼굴을 커터칼로 파버리겠다’고 말한 부분 등이 인정된다”며 “충분히 사실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라고 했다.

이어 “가해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피해학생이 너무 싫다’며 보낸 메시지의 내용이 피해학생이 주장하는 험담 내용과 유사하다”며 “이러한 사정은 가해학생들의 험담이 개별적인 행위가 아니라 집단적인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고 봤다.

법원은 “피해학생이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도 있다”며 “병원에서 발급한 소견서에 따르면 ‘졸업사진을 파버리겠다’는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언행이 트라우마 경험이 됐다”며 “공포 감정과 해당 장면, 말과 표정이 생생하게 반복해서 떠오르는 증상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법원은 “위원회가 피해학생의 학교폭력에 대해 충분한 심의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피해학생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특별시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 항소했다. 2심이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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