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일 사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카흐리자크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 진압 이후 다수의 시신이 검은 자루에 덮힌 채 거리에 안치돼있다./AP 연합뉴스 |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이란 정부가 국제 인터넷망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7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시위대에 대한 가혹한 진압 실태가 국제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국내 반정부 여론을 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 인터넷 검열 감시 단체 ‘필터워치’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란 정권이 국제 인터넷망 접속을 ‘정부 특권’으로 전환하는 비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국민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국내 전용’ 인터넷 네트워크만 이용하도록 하고, 보안 인가를 받거나 정부 심사를 통과한 극소수만 국제 인터넷 접속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달 초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지난 8일 밤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전면 차단했다. 온라인을 통한 여론 결집을 막고, 강경 진압 장면과 사망자 규모 등을 은폐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조치 이후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란에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초기에는 시위대가 스타링크를 통해 정부군의 폭력 진압 장면과 거리 곳곳에 늘어선 시신 사진 등을 외부로 전송했으나, 당국이 이용자 추적에 나서면서 트래픽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GPS 신호 교란 장치 등 군사 장비까지 동원해 스타링크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한편 당국의 무차별적 유혈 진압으로 이란 전역으로 확산됐던 거리 시위는 최근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군경의 실탄 사용이 늘고 인터넷이 차단된 이후 시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큰 실망감과 환멸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 무장 병력을 대거 배치하고 드론을 띄워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김지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