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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외교에 재주는 판다가?···‘제2 푸바오’ 대여 논의에 동물단체 “관행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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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후 현재 당국 논의 진행 중
단체들 “인위적으로 옮기면 동물에 스트레스”
임차 요청 철회 방안 마련 촉구
경향신문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위에서 먹이를 먹으며 장난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에서 자이언트판다 1쌍을 추가로 임차하기 위해 정부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추가 협의를 진행한다. 동물복지단체들은 동물복지를 최초로 국정과제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멸종 위기에 처한 자이언트 판다를 낯선 곳에서 살도록 강제하는 것이 동물복지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임차 철회를 촉구했다.

17일 정부와 동물복지단체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이언트판다 추가 대여를 요청한 후 다음 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중국 국가입업초원국 간 관련 논의가 이뤄져 현재 외교당국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종이다. 자이언트판다는 199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상 ‘위기’ 종에 오른 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전 노력을 펼쳐 개체 수가 회복됐으나 여전히 ‘취약’ 종으로 분류된다.

자이언트판다를 상징으로 삼고 있는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1864마리에 불과하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된 종으로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그럼에도 중국이 ‘판다 외교’를 펼칠 수 있는 까닭은 CITES 부속서Ⅰ에 속한 종도 ‘등록된 과학기관 간에 이루어지는 비상업적 대여·기증·교환’은 예외적으로 가능해서다. 기후부는 부속서Ⅰ 등재 종에 대해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학술·연구 목적 거래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CITES 상임위원회는 1996년 협약 당사국에 보낸 공지에서 야생에서 포획한 자이언트판다는 임대해선 안 되고 종 보존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임대하라고 권고했다. 또 전시로 얻는 금전 이득은 중국 내 종 보존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하며 임대되는 자이언트판다와 새끼는 중국 정부 소유로 남아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자이언트판다 임대·임차가 종 보존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 2016년 들어온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2020년 푸바오, 2023년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낳아 개체 수가 늘었다. 중국 외 국가에서 드물게 자연 교미로 출산에 성공해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푸바오를 비롯한 에버랜드 자이언트판다의 인기가 멸종 위기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판다입장에선 임대·임차가 ‘강제이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 13개 단체는 지난 14일 자이언트판다 추가 임대 반대 성명을 내고 “동물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 갇혀 사는 전시 동물을 인위적으로 옮긴다는 것은 동물이 평생 나고 자란 세계를 뒤흔드는 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동물 보호에서 복지 증진으로 나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등 국정 책임자들이 다시 한국에 오기가 사실상 어려운 푸바오를 언급하며 자이언트판다 대여를 추진하는 것은 “동물을 다시 인간을 위해 재주를 부려야 하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13개 단체는 임차 요청을 철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 중 최초로 동물복지를 국정과제에 포함한 이재명 정부는 동물을 물건처럼 빌려오고 되돌려 보내는 관행이 동물복지와 일치한다고 생각하는지 답해야 한다”며 “임차 계획을 철회하고 외교 수단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관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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