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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 산업의 외형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수익 확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콘텐츠 IP 거래 현황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은 162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콘텐츠를 활용한 IP 산업 매출은 47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콘텐츠 제작·유통 중심의 1차 매출은 확대됐으나, IP를 기반으로 한 연관 산업 확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이다.
IP 산업의 매출 구성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확인된다. IP 비즈니스 매출 가운데 타사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 제작 비중이 49.9%로 가장 컸고 단순 라이선스 거래는 35.9%를 차지했다. 반면 자체 IP 확장 비중은 14.2%에 그쳤다. IP가 상품·서비스·공간 등으로 확장되기보다는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장르 내부에서 재생산되는 구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산업 인식 조사 결과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국내 콘텐츠 기업의 약 87%는 IP 사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83%는 향후 IP 확장 계획도 없다고 응답했다. 콘텐츠 매출 중심의 사업 구조가 굳어지면서, IP를 독립적인 수익 자산으로 관리·확장하는 경험이 산업 전반에 충분히 축적되지 못한 상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의 IP 활용 방식과 대비된다. 디즈니는 영화·애니메이션을 출발점으로 완구, 테마파크, 라이선싱 등 다양한 연관 산업으로 IP를 확장하는 구조를 장기간에 걸쳐 구축해왔다. IP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콘텐츠 외 영역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형성해온 방식이다. 넷플릭스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콘텐츠 공개 시점과 연계한 상품화·협업을 병행하며 IP 활용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교수는 “글로벌 슈퍼 IP의 대부분 매출이 라이선싱을 통한 연관 산업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산업은 여전히 IP 확장의 범위를 좁게 바라보고 있는 한계가 있다”며 “병렬식 IP 확장 경험과 적정 로열티율 협상에 대한 어려움 역시 IP 비즈니스 경험의 축적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숙해야 하는 전환기인 만큼, IP 비즈니스 역량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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