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법원, ‘MBK 회생 사전기획’ 논리에 제동... 금감원 제재심도 입증 부담 커져

댓글0
조선비즈

'홈플러스 사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기사는 2026년 1월 16일 17시 0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김병주 회장 등 MBK파트너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재판부가 검찰 주장 중에서도 특히 “사기 행위를 약 1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부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 자산 재평가와 공시 누락 등 2024년에 이뤄진 조치들이 2025년 2월 전단채 발행과 신용등급 하락, 회생신청으로 이어진 일련의 흐름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검찰 논리에서 인과·연결고리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번 영장실질심사는 역대 최장인 13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그만큼 검찰과 MBK 측이 2024년 조치들과 2025년 회생 신청 전후 사건들을 ‘하나의 기획’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정면으로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검찰은 MBK 측의 고의성, 사전 기획 의혹을 뒷받침할 추가 자료를 더 촘촘히 보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선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둔 금융감독원 역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조건 변경 등 핵심 쟁점에서 위법성의 근거와 사실 관계의 연결을 보다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 2024년 토지 재평가·연대보증 미기재·상환 특약 불고지... 회생 신청 위한 빌드업?

16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MBK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법원 기자단에 공유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특히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가 설명한 ‘혐의 소명 부족’이란, MBK가 약 1년 전부터 사기 및 사기적 부정거래를 계획하고 준비했다는 검찰 측 논리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박 부장판사는 MBK와 홈플러스가 2024년 취했던 조치들을 사기 행각의 예비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영장심사에서 MBK가 ▲홈플러스의 토지자산을 재평가하고 ▲홈플러스의 대출금 25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메리츠증권에서 돈을 빌릴 때 조기상환 특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신평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일련의 행위가 모두 작년 2월의 ‘사기’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취지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4년 5월 보유 토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가치를 고의로 7000억원가량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유동성 조달을 위한 여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홈플러스는 2023년 12월 한화투자증권에서 1000억원, 2024년 10월 하나증권에서 1500억원을 차입했는데, 이때 MBK가 연대보증을 섰음에도 그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를 정상적으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연대보증까지 서서 돈을 빌렸다는 건, 회사 자체 유동성·신용이 그만큼 약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며 “CP나 전단채처럼 단기 차입을 계속 돌려막아야 하는 홈플러스에선 보증 여부가 신용평가의 핵심 변수인데, 이 사실이 숨겨지면 투자자와 신평사가 ‘회사 자체 신용’과 ‘대주주 지원’에 따른 위험을 구분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지난 2024년 5월 메리츠금융을 주관사로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을 했는데, 여기에 조기 상환 특약이 있었음에도 신평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홈플러스의 채권 판매를 맡은 신영증권 측은 “홈플러스가 조기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모두 ’2027년 5월 상환’으로 기재되는 등 허위사실이 명시돼있다는 걸 회생신청 이후에야 알게 됐다”며 “이런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홈플러스 자금 상황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MBK는 조기 상환 특약을 제대로 고지했으며, 검찰 주장이 허위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검찰은 이 같은 일련의 행위가 2025년 2월에 있었던 사건들, 즉 홈플러스의 전단채 발행과 신용등급 하락, 회생 신청을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었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유동성 조달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건전한 회사처럼 보이도록 숫자를 조작했고, 최후의 순간 전단채를 발행할 때까지도 재무사정의 악화 사실을 숨기다 신용등급이 하락하자마자 회생에 전격 돌입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 MBK “오히려 끝까지 노력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회생 선택”

반면 MBK의 입장은 검찰 주장과 정반대다. 마지막까지 회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MBK 관계자는 “지난해 전단채 발행 직전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1차 통보를 받자마자 실제 강등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 RCPS의 상환요구권을 상환권으로 바꿔 RCPS를 부채 대신 자본으로 반영한 것 역시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결국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당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됐고, 최후의 수단으로 회생을 신청해 채무를 동결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려 했다는 게 MBK 측 주장이다.

법원이 2024년의 사건들, 즉 ‘앞단’의 행위들을 사기 및 사기적 부정거래의 예비 행위로 보기엔 연결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일단 MBK 측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검찰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연결성 소명’이 영장 단계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는 의미다.

◇ 금감원 제재심 또 미뤄져...쟁점은 다르지만 입증 더 철저히 해야

이런 가운데 금감원의 MBK 제재심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15일 또다시 미뤄졌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재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사안이 워낙 복잡해 위원들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라고 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MBK에 ‘직무정지’가 포함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PEF)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한 중징계를 추진하는 최초의 사례다. 제재 단계는 ‘기관주의-기관경고-6개월 이내의 직무정지-해임요구’ 순이다.

금감원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검찰이 들여다보는 부분과 다르다. 금융당국은 MBK가 홈플러스의 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바꿔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했을 가능성을 심의하고 있다. 검찰처럼 ‘기망의 고의성’을 정면으로 입증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 절차와 이해관계자 보호, 통제 체계가 잘 작동했는지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재 수위가 높을수록 금감원이 RCPS 조건 변경과 LP 손익 간 인과관계, 이해상충 방지 절차의 작동 여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조선비즈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비즈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연합뉴스텔레픽스, AI 큐브위성 영상 유럽 첫 수출
  • 헤럴드경제한유원 ‘동반성장몰’ 수해 재난지역 지원 특별 기획전
  • 뉴스1"취향따라 고르자"…경동나비엔, 나비엔 매직 인덕션 컬러 추가
  • 파이낸셜뉴스부산 스포원 체력인증센터, 8~9월 평일 아침 확대 운영
  • 뉴스핌BNK부산은행, 금감원과 '보이스피싱 및 전자금융사기 예방캠페인' 실시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