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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흡연 재정손실 책임 물어야”…담배소송 2심 패소에도 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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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의 책임을 담배회사에 묻기 위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판결 직후 “과학적 사실이 법적 판단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상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는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건보공단은 흡연의 중독성과 폐암·후두암 등 중증 질환 발생 사이에 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한 만큼,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보험 재정 손실을 담배회사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특히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건강보험 재정 구조상,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가 고스란히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는 보험법에 따라 예정된 급여 지급 의무의 이행에 해당한다며, 이를 담배회사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건보공단은 수십 년간 축적된 역학 연구와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흡연이 폐암 발병 위험을 현저히 높인다는 점은 이미 확립된 과학적 사실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개인이 흡연을 했고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는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재차 인용했다.

건보공단은 또 담배회사가 니코틴 의존성을 최소화하도록 제품을 설계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흡연자마다 니코틴 흡입량이 달라 의존성이 발생하지 않는 일률적인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건보공단이 2014년 4월 제기한 대규모 담배 소송으로, 30년 이상 또는 20갑년 이상 흡연한 뒤 폐암·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533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였다. 건보공단은 해당 금액이 흡연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한 명백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주장해왔다.

1심 판결이 내려진 2020년에도 건보공단은 “흡연 외 다른 위험요인이 없다는 점까지 공단이 입증해야 한다는 판단은 과도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되자, 공단 내부에서는 과학적 증거와 사법적 판단 사이의 괴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결 직후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담배를 피우면 반드시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폐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원이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담배회사들이 일부 의료계의 소수 견해를 과도하게 부각해 재판부를 혼란스럽게 했다고 비판하며, 대법원 상고를 통해 다시 한 번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환자들을 대상으로 흡연의 유해성 및 중독성 인지 여부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해 추가적인 입증 자료를 확보하겠다”며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kslee@sedaily.com

이금숙 기자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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