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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둔화 끝, ESS·데이터센터가 이끈다...글로벌 리튬, 새 강세 사이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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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글로벌 리튬 시장이 2025년을 저점으로 새로운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반등은 단순한 EV 수요 회복이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AI 데이터센터, 국가안보 목적의 전략적 비축 수요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적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사이클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선물 가격은 1월 톤당 15만 위안(약 2만1500달러)을 돌파해 연초 대비 약 30% 상승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튬 시장은 2023~2024년 공급 과잉과 EV 수요 둔화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2025년 초 북아시아 탄산리튬 가격은 4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감산과 광산 중단, 재고 감소가 겹치며 반등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가격은 2025년 초 저점 대비 약 56% 상승했다.

원자재 전문매체 아거스미디어(Argus Media)는 "2025년의 변동성을 벗어나 리튬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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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 고인원 기자


◆ EV에서 ESS·AI·로봇으로… 수요의 중심 이동

이번 리튬 사이클의 핵심은 수요의 무게중심이 전기차에서 전력망과 데이터 인프라, 산업 설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거스는 "태양광·풍력 설비 확대에 따라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역시 피크 전력 관리와 비상 전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리튬이온 저장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소도시에 맞먹을 정도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기계도 중장기 수요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50년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사람보다 더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한 대당 2~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만큼, 대량 보급이 시작되면 리튬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된다.

◆ "과잉은 줄고, ESS가 최대 수요처로"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수급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S&P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전략 연구소(S&P Global Energy CERA)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리튬 화학제품 시장의 공급 과잉은 LCE 기준 10만9000톤으로, 2025년(14만1000톤)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6년 글로벌 리튬 소비는 148만 톤(LCE, +13.5%), 공급은 158만 톤(LCE, +9.9%)으로 예상된다.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증가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은 2025년 3분기부터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는 중국 BESS 시장이 2026년 40~60%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승용 EV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반면, 중국 전기 대형트럭 판매가 2025년 1~11월 190% 급증하면서 상용차 부문이 새로운 리튬 수요 엔진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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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쳐]


공급 제약과 지정학이 가격 바닥을 만든다

이번 사이클의 또 다른 특징은 정책과 안보, 공급망 전략이 가격 하방을 받쳐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거스는 "광산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장기 계약에 가격 하한(price floor) 조항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는 2024~2025년 폭락기에도 실제 발동됐다"고 전했다.

호주와 서방 국가들에서는 리튬을 에너지·국방과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며, 가격 하한과 전략 비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리튬협회(ILA)의 PCF 인증(저탄소·추적 가능 리튬)도 서방 시장에서 '프리미엄 리튬'을 형성해 가격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공급 구조 역시 취약하다. 전 세계 리튬 생산은 호주·칠레·중국·아르헨티나에 집중돼 있으며, 유휴 광산 재가동이나 신규 프로젝트에는 2~5년이 걸린다. 글로벌 재고는 약 35만 톤(LCE)에 불과해 장기 수요 급증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가격 급등… 시장은 이미 반응

이 같은 구조 변화는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중국 광저우선물거래소의 탄산리튬 선물과 현물 가격은 지난해 저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반등했다. CATL 등 주요 중국 광산들이 가격 하락기에 생산을 중단하면서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간펑리튬(Ganfeng Lithium)의 리량빈 회장은 "2026년까지 글로벌 리튬 수요가 30~40% 증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가격이 톤당 15만~20만 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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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피크 리튬 채굴 현장의 앨버말 표지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투자은행·펀드 "강세 전환"

원자재 투자에 특화된 글로벌 자산운용사 스프로트(Sprott)는 "2025년 6월이 가격 저점이었고, 탄산리튬 가격은 2025년 들어 25.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인베스터스데일리(Investors Daily)에 따르면 도이치방크와 스코샤은행은 2026년을 앞두고 세계 최대 리튬 업체 앨버말(Albemarle)을 동시에 상향 조정했다. 도이치방크는 "리튬 시장이 다년간 공급 긴축 사이클의 첫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탄산리튬 선물은 올해 1월 들어 약 30% 급등했고, 앨버말의 주가는 2025년 4월 저점 대비 250% 이상 올랐다. SQM, 리튬아메리카스, 리튬아르헨티나 등 주요 리튬주들도 2026년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 "폭등은 없어도 바닥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2022년과 같은 투기적 폭등이 재현되지는 않더라도, 리튬 가격의 구조적 바닥선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거스는 "무역·안보·산업정책이 리튬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이번 사이클은 단순한 원자재 반등이 아니라 전략 광물로서의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스프로트 역시 "재고 정상화와 정부·에너지 대기업의 공급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리튬은 향후 수십 년간 EV·데이터센터·국방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자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튬 시장은 이제 단기 경기 변동이 아니라, 국가 전략과 글로벌 인프라 확장에 의해 움직이는 장기 강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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