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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회장 구속 피했지만, 홈플러스 회생은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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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메리츠·MBK·산은 공동분담 제안
최대 채권자 메리츠 입장 주목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된 경영진이 구속을 피하면서 홈플러스 회생 절차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핵심 과제인 자금 조달과 채권단 설득은 난항을 겪고 있어 홈플러스 정상화의 길은 여전히 험난한 상황이다.

15일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김 회장,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현재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핵심 의사결정자인 김 회장을 비롯해 홈플러스 회생관리인인 김 부회장이 구속됐을 경우엔 홈플러스 회생 관련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회생계획 보완, 채권단·투자자 협상 등에서 일정 부분 지연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

MBK는 입장문을 내고 "MBK와 홈플러스는 그동안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 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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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홈플러스는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카드로 3000억원 규모의 DIP(회생절차상 신규 자금조달) 대출을 꺼내 들었다. DIP 대출은 법정관리 기업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는 대출로, 변제 순위가 최우선에 해당한다. 업계에선 이를 회생 기업의 '마지막 동아줄'로 부른다.

홈플러스가 제시한 구상은 MBK,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 그리고 국책금융기관이 각각 1000억원씩 부담하는 구조다. MBK는 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당장 DIP 대출로 내놓을 1000억원이 없기 때문에 지급보증을 서고 메리츠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참여할 계획이다. 이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의 DIP 대출 참여 규모는 최대 2000억원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으로 쏠린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에 약 6500억원의 대출 잔액을 보유한 핵심 채권자다. 메리츠증권이 DIP 대출에 참여할 경우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되며, DIP 대출이 기존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앞선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각종 세금과 공과금이 밀리고 직원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이 바닥나 있는 상태다. DIP 대출이 실행될 경우 단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점포 폐점에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데, 정치권과 홈플러스 노조의 점포 폐점·매각 반대에도 부딪칠 수 있다.

그렇다고 메리츠증권이 쉽게 발을 뺄 수도 없다. 홈플러스 회생이 무산돼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사회적 파문이 예상되는데, 비난의 화살이 메리츠증권으로도 향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롯데카드, 국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구성된 채권자협의회는 최근 DIP 대출의 금리, 담보제공 여부 등 조달 여건 등 수행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서울회생법원에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29일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1차 접수했다. 2~3월 중 한 차례 모여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9월까지다.

법원은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회생계획안의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인가를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약 3년간의 회생 기간을 보장받는다. 부결될 경우엔 법원이 강제 인가를 결정하거나,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청산 절차로 전환할 수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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