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의원들과 회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심야 기습 제명이라는 일격을 받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기구에 재심을 청구하는 대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내 권력 기반이 허약한 상황에서 살길을 당 바깥에서 찾는 것이다.
1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한 전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윤리위 결정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요식행위 같은 것”이라며 “이미 답을 정해놓은 상태인데 윤리위에 재심 신청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이유다. 본인을 공격해온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윤리위가 내린 결정인 만큼 재심 청구로 뒤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 당규상 징계를 받은 자는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안에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한 전 대표가 재심 청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결국 사건은 법원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은 채 “국민, 당원과 함께” 제명 결정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법률가 출신으로, 소송에 익숙한 한 전 대표가 법원에 판단을 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징계 결정이 나면 당연히 가처분을 (신청)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이 복당이나 당 장악 등 실제 한 전 대표의 살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전 대표에 앞서 당원권 정지 결정 등을 받은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결국 당 결정을 뒤집는 데 실패했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제명 결정을 받아 든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변수가 많아졌다. 한 전 대표는 그동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했는데, 제명이 확정되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강경 보수 세력으로부터 탄압받는 이미지가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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