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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열풍’의 그늘···중국 생산 공장서 노동 착취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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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캐릭터 인형 라부부. 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캐릭터 인형 ‘라부부’의 생산 과정에서 노동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에 본부를 둔 노동인권단체인 중국노동감시는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라부부, 언박스드: 세계적 완구 열풍 뒤에 숨은 노동의 이면’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라부부 생산 과정에서 미성년자 불법 고용, 불투명한 계약 관행, 불법적 초과근무 등 노동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노동감시는 지난해 3개월간 중국 장시성 신펑현에 있는 슌지아 완구에서 일하는 노동자 51명을 인터뷰하고 이들이 회사와 작성한 계약서를 검토했다. 45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이 공장은 연간 1200만개의 라부부를 만드는 팝마트의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는 16~18세 노동자들이 성인 노동자와 같은 조립라인에 배치돼 월 100시간을 웃도는 고강도 초과근무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법은 16세 미만 아동의 노동을 금지하고, 16~18세 미성년 노동자에 대해서는 특별 보호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사측은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고강도 육체노동 제한, 야간·초과근무 금지 등의 법적 보호 조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노동자의 평균 노동 강도와 초과근무 실태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25~30명으로 구성된 작업조는 하루 최소 4000개의 라부부 제품을 조립했다. 노동자의 초과근무 시간은 월 평균 100시간을 넘었고 성수기에는 145시간에 달한 사례도 확인됐다. 중국 노동법은 월 초과근무 시간을 최대 36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보고서는 이 공장에서 이른바 ‘백지 근로계약서’가 관행적으로 작성돼 왔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만 작성하도록 한 뒤 계약 기간과 업무 내용, 임금과 휴식, 사회보험 등 핵심 근로조건이 공란인 상태의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계약서 작성에 허용된 시간은 5분 이내였으며, 세부 조항을 읽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채용 시 주요 고용 정보를 성실히 고지하도록 규정한 중국 근로계약법 제8조에 어긋난다.

중국노동감시는 이번 사례가 “슌지아 완구만의 예외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동자 보호와 법 준수보다 생산 속도와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중국 제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팝마트는 “독립 기관을 통한 연례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기된 사안을 조사해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슌지아 완구 측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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