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2026.1.13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13일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면서 1년 가까이 이어진 재판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12·3 불법계엄 선포는 전 국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일이었는데도 내란 사건 법정에 나온 변호인단에게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돌아보거나 반성하는 엄숙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변호인단은 막판까지 억지 주장을 이어갔고, 소란을 떠는 방청객을 재판장이 제지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진행한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은 만 하루를 꼬박 넘겨 이튿날인 14일 새벽에야 종료됐다. 이날 재판이 이렇게 길게 이어진 데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9시간 변론’이 한몫했다. 앞서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서류증거(서증) 조사에 8시간 가까이 시간을 쓰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역시 “최소 6~8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례적으로 결심 공판이 하루 추가돼 13일 재차 열렸다.
변호인들은 작심한 듯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8시41분까지, 점심때를 제외하고 종일 서증조사에 시간을 썼다. 변호인들이 돌아가며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 계엄 선포 정당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문제 등을 주장했다. 모두 지난해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반복했던 내용이었다.
수 시간 반복되는 주장에 법정 내 긴장감은 사라졌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손을 턱에 괸 채 꾸벅꾸벅 졸았고, 아예 대놓고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기도 했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지동설을 주장한 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삼권분립을 주창한 철학자 몽테스키외 등 갖가지 예시를 들어가며 서증조사를 이어갔다. 이동찬 변호사는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공통점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것”이라며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배보윤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들며 계엄 선포가 정당하고, 사법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배 변호사는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에 의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이 중단된 것을 들어 윤 전 대통령 계엄 선포도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약 60석 규모의 방청석은 밤늦은 시간까지도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휴정 때마다 피고인석에 앉은 이들을 향해 응원하며 소리치거나 작게 박수를 보냈다. 김 전 장관을 향해 “너무 귀여워”라고 환호하는 이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서증조사가 9시간여 만에 끝난 뒤 특검이 양형 의견을 밝히자 방청석에선 한숨과 혀 차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억수 특검보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방청객 일부가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재판장이 여러 차례 제지하고 정숙해달라고 했으나, 이들은 김 전 장관에 대한 무기징역,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징역 30년 등의 특검 구형이 이어질 때마다 “세금 토해내” “똑바로 해야지” 등등 비난을 이어갔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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