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예술축제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행사 모습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에서 시드니 유대인 총격 테러 사건 이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호주 최대 예술축제가 팔레스타인 출신 작가를 배제했다가 이에 항의한 다른 작가들의 보이콧으로 축제 핵심 행사가 취소됐다.
13일(현지시간) '애들레이드 페스티벌'(AF) 이사회는 성명을 내고 올해 축제 중 작가주간 행사를 취소하고 이사회 전원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F 이사회는 자신들이 팔레스타인계 호주인인 랜다 압델 파타 맥쿼리대 사회학과 교수의 작가주간 초청을 철회한 결정이 "더 큰 분열을 초래했다"면서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작가가 압델 파타 교수의 초청 취소 이후 작가주간 행사에 출연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올해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주 애들레이드에서 매년 열리는 AF는 문학·음악·연극·무용·미술 등 분야를 포괄하는 호주 최대의 예술축제로 올해에는 오는 2월 27일∼3월 15일 열린다. 이 중에서도 작가주간은 가장 큰 비중을 가진 핵심 행사다.
앞서 지난 8일 AF 이사회는 압델 파타 교수가 2024년 10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목표는 탈식민지화와 사람을 죽이는 이 시오니스트 식민지의 종식"이라는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그의 초청을 철회했다.
당시 축제 측은 "랜다 압델 파타 박사나 그의 저작이 본다이 비치에서 벌어진 비극(유대인 총격 테러 사건)과 연관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그의 과거 발언을 고려하면 본다이 비치 사건 직후의 지금처럼 전례 없는 시기에 그의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세심한 조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계 호주인인 랜다 압델 파타 맥쿼리대 사회학과 교수 |
하지만 압델 파타 교수는 AF의 이번 결정이 자신을 총격 테러 사건과 연관시키려는 "비열한 시도"이자 "노골적이고 파렴치한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에 항의해 저신다 아던 전 뉴질랜드 총리를 비롯해 영국 작가 제이디 스미스, 퓰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작가 퍼시벌 에버렛,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부 장관 등 작가 180여명이 줄줄이 올해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게다가 유명 출판인으로 홀로코스트 유대인 생존자의 딸인 루이즈 애들러 작가주간 감독이 이날 압델 파타 교수의 초청 취소에 맞서 사임하자 이사회도 결국 손을 들었다.
애들러는 이날 가디언 호주판에 기고한 글에서 "랜다 압델 파타를 애들레이드 작가 주간에 초청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언론의 자유를 약화하고, 로비와 정치적 압력이 누가 발언할 수 있고 누가 말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덜 자유로운 나라의 전조"라고 비판했다.
또 "가장 가벼운 비판조차 억압하려는 친이스라엘 로비스트들의 점점 더 극단적이고 억압적인 노력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적 제도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4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2명이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의 유대인 축제 행사에 총기를 난사, 15명의 희생자를 낳은 총격 테러 사건 이후 호주 정부는 반유대주의 발언 등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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