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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못 낸 엄마, 다치고도 병원 못 간 아들...'붕어빵' 들고 펑펑 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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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붕어빵 먹으면서 '더 살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납·징수 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독촉 대신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와 붕어빵 한 봉지가 삶을 포기하려던 50대 여성을 살렸다.

13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A씨는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임대료는 수개월간 내지 못했고, 지방세와 과태료는 체납돼 통장이 압류됐다.

일용직 일자리라도 찾으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다리 인대가 끊어진 20대 아들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집에 있어야 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A씨는 주변을 정리하며 체납액 일부라도 갚기 위해 10년 넘은 차량을 공매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은 차량 공매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A씨 아파트를 찾았다. 그는 차량을 견인하는 동안 조심스럽게 체납 이유를 물었다. A씨는 "아들과 같이 사는데,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 먹을 것도 없어 며칠간 굶었다"고 털어놨다.

사정을 들은 신 주무관은 함께 마트에 가자고 제안했다. A씨는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누구에게도 신세 지고 싶지 않다"고 거절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신 주무관은 A씨 가족을 그대로 두면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몇 만원이라도 전하기 위해 현금 인출기를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는 주머니에 있던 4000원으로 붕어빵 6개를 사서 다시 A씨 집으로 가 "힘내세요!"라는 말과 함께 건넸다.

A씨는 "붕어빵을 들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맛있게 먹으면서 '더 살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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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사진=수원시 제공


이후에도 신 주무관은 쌀과 반찬, 라면 등을 들고 A씨 집을 찾았다. 그는 "수원시 공무원은 수원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미안해하지 않고 드셔도 된다. 힘내세요"라며 A씨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또 A씨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며 일자리 정보와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움받을 방법, 무료 법률상담, 세무서 조정 신청 등 정보도 안내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은 변화를 만들었다. A씨 아들은 오랜만에 밥을 먹더니 "아르바이트라도 찾아보겠다"며 아픈 다리를 끌고 집을 나섰다. A씨도 일자리를 찾으며 무료 법률 지원 상담을 받고, 세무서를 찾아 세금 조정 신청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밤. 신 주무관은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A씨 집을 찾았다. 그는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는 동안 음식이 다 식었다. 꼭 데워서 드셔라"라고 당부했다. A씨 얼굴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밝아져 있었다.

삶의 의지를 되찾은 A씨는 지난 5일 수원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통해 신 주무관 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제게 희망과 감사함을 알려주신 신용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잘 살아서 꼭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주무관은 "며칠 전 김치를 택배로 보내드렸다. '오랜만에 김치를 먹었다'며 고마워하셨다"며 "A씨 가족이 자립할 때까지 계속 연락하고 안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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