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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나라'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잇달아 하고 공동언론발표를 한다. 정상회담은 이후 1대1 환담과 만찬까지 이어진다. 14일 오전에는 양 정상이 나라현의 대표적 문화유적인 호류지(法隆寺·법륭사)를 함께 시찰한 뒤, 이 대통령은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귀국한다.
이번 회담은 '실용 의제'와 '민감 현안'이 한 테이블에 함께 오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식재산권(IP) 보호, AI, 공급망 등 미래 분야 협력과 스캠(사기)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사회 문제, 인적 교류 등 민생에 직결된 협력 의제를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사 의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조세이(朝鮮人) 탄광 문제 등 과거사 현안에서 "인도적 차원의 협력 강화"를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조세이 탄광은 태평양 전쟁 당시 13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징용된 해저 탄광으로 1942년 탄광이 무너지며 일본인을 포함해 180여명이 수몰된 장소다.
日 총리 고향서 한일 '셔틀 외교' 이어가…'과거사 문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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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일의 상징성은 크다. 정상회담이 도쿄가 아닌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에서 열리는 점 자체가 '이례적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라는 일본의 고도(古都)이자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으로 다카이치는 1993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10선을 했다. 일본 측은 교통 통제 등 경호에도 각별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을 위해 12일 '나라'로 먼저 이동했다. 일본 언론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먼저 개최지로 이동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했고, 오사카부 경찰은 13~14일 일부 고속도로 구간을 일시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에 이어 다카이치 총리와 약속한 '셔틀 외교'를 이어간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위성락 실장은 이번 방일을 "셔틀 외교를 통한 양국 정상 간 유대와 신뢰 강화"로 규정하며, 1박2일 동안 두 정상이 총 5차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고,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바 있다.
과거사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매우 예민한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사도광산 문제 대신 상대적으로 한일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있는 조세이 탄광 조선인 유해 발굴부터 다루기 시작함으로써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이 과거사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룬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이 대통령은 이시바 전 총리를 시작으로 정상 간 논의에서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전제하면서도 과거사가 미래 협력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중·일 관계 악화일로, 선택 압박받을 수도…'실용 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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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통제로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는 우려 포인트이자 성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지속해서 한일 관계와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며 "솔직한 대화"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한국에 선택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이 대통령이 '실용' 기조를 내세우면서도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와 대만 해협 등 역내 안보 현안을 둘러싼 온도 차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미 일본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중·일 관계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공통의 역사 문제를 부각하며 한일 관계에 균열을 내려고 한 중국의 의도를 깰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중·러 군사협력을 포함해 미국 관계 압박, 공급망, 저출산·고령화 등 민생 문제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를 부각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이에 이 대통령은 12일 공개된 NHK와 단독 인터뷰에서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과 일본이 가치와 지향하는 바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서로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 공통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CPTPP 가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 의사를 밝힌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CPTPP 가입을 위해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일본·캐나다·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태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적인 문제,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CPTPP 가입에 대한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도 중요한 의제"라고 했다.
14일 백제 영향받은 '호류지'도 동행…동포 간담회도 개최
이 대통령은 방일 마지막 날인 14일 다카이치 총리를 호류지에서 다시 만난다. 다카이치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자 백제 건축 기법의 영향을 받은 호류지를 함께 찾아 과거사로 충돌하기 이전 한일 교류사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이 대통령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간사이 지역 동포와 간담회를 한 뒤 귀국할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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