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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시신 수백 구"···인터넷도 전화도 끊긴 이란 사흘 째 '고립무원' [글로벌 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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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이란 반정부 시위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이란 정부가 나흘 째 휴대전화와 인터넷까지 전면 차단했다. 이란 정권은 기존에도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 차단 조치를 취해오기는 했지만 이번 규모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한 이란 당국의 인터넷 전면 차단 조치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감시단체 넷블록스는 인터넷이 차단된 지 나흘째인 이날 기준 이란의 외부 세계와의 연결성이 평소의 1%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란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인권단체 '미안그룹'(Miaan Group)의 아미르 라시디 이사는 CNN에 "인터넷 차단만이 문제가 아니다"며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문자메시지 등 모든 통신 수단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전례 없는 차단 조치는 이란 정부 및 안보 기관과 연계된 언론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인터넷 차단 조치 이후 이들 언론의 업데이트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인터넷 장애를 연구하는 '켄틱'(Kentik)의 인터넷 분석 책임자 더그 매도리는 이번 사태가 과거와 수준이 다르다며 "이란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이란의 인터넷 복구 문제를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그런 일에 매우 능하며 매우 훌륭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이란인들이 정부 규제를 우회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스타링크를 지원해왔다. 그는 지난 2022년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스타링크를 활성화한 바 있다. 다만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란 당국의 통신 봉쇄 조치로 현장 소식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부 활동가들이 현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위성통신 '스타링크'로 전달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한 경우가 있었으나, 이란 당국이 GPS 신호 교란에 나서면서 그마저도 힘들어졌다.

간헐적으로 나오는 소식에 따르면 유혈 사태 규모가 심각한 수준이다. 11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기자 마흐사는 8일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전화를 통해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던 도중 통화가 끊겨버렸다. 그가 통화 단절 직전에 말한 내용은 "그들(이란 당국)은 시위 군중을 밴과 오토바이를 타고 공격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의 얼굴을 고의로 조준사격하는 것을 봤다. 많은 사람들이 부상했다. 거리에는 피가 가득하다. 엄청난 수의 사망자를 보게 될 것 같아 두렵다"라는 것이었다.

테헤란의 타지리시 아르그 쇼핑센터 근처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저격수들이 동원돼 시위 참가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면서 거리에서 시신 수백구를 봤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소셜 미디어에는 테헤란의 한 병원 복도에 시신이 든 자루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놓여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올라왔다. 10일에는 테헤란의 카리자크 지구에 있는 대형 의약품 창고 건물 바깥에 시신이 든 자루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놓여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돌았다.

이란의 관영 매체들은 자루 안에 든 것이 시위 참가자들의 시신이 아니라 시위대에 의해 살해된 이들의 시신이라고 주장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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