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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아내, 두 딸 모두 살해한 50대…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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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해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를 받은 50대[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업 실패를 비관해 노부모와 아내, 두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50대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신의 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이모 씨의 항소심 재판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상고기간(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상고하지 않았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수원고법 형사2-1부)가 지난달 24일 내린 무기징역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씨는 1심에서부터 “사형 같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을 내려 달라.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했으며, 1심의 무기징역 선고에도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으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결과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설명한 양형 사유 및 사형 집행 가능성 등을 검토해 내린 결론이다.

이 씨는 지난 4월 14일 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자기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이튿날 새벽 사업차 머무는 광주광역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몇 시간 뒤 경찰에 검거됐다.

건설사 대표였던 이 씨는 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 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려 수십억원의 채무를 지게 되자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힘들게 살게 될 생각에 범행했다는 동기는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며 “생계를 책임져 온 가장이라고 해도 감히 그리할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또 “가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두 딸과 배우자가 저항했으나 멈추지 않았다”며 “차마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비통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가정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공동체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가족은 서로를 신뢰하고 지지하며 엄혹한 시기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라며 “피고인의 범행은 한 가정을 파괴한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킨 보편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과연 우리 사회가 이를 용인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며 “(저는) 이 질문에 답하기가 몹시 두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사형에 대해 “대법원은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사형 선고를 허용하는 엄격한 법리를 확립해 왔다”며 2004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15개 사건의 주요 양형 요소를 분석, 제시했다. 이어 “(사형 선고 사건들은) 주로 강도강간 등 중대범죄, 살인죄가 결합돼 있거나 방화, 흉기 사용 등 범행 수법이 잔혹한 사건들로 이 사건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올해 이 사건과 유사하게 경제적 어려움에 자녀 2명을 살해하고 배우자의 자살을 방조한 사건은 무기징역이 확정된 바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을 엄중한 형으로 처벌할 사정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누구라도 수긍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생명을 박탈하는 것보다 사형 이외 형벌로서 중한 형을 선고함으로써 영구히 사회에 격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속죄하라”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계획적 범행인 점, 5명의 가족이라는 피해자의 숫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형법이 정한 가장 무거운 형이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의 의견에 수긍할 만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양형 요소, 재범 위험성 등을 두루 참작하고 사형이 확정됐던 사건들을 고려해 보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한 사정이 완벽히 존재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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