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아들들의 병역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보좌진 갑질, 허위 청약 등 의혹이 쌓이면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병무청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 차남은 2014년 서울 서초구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는데, 해당 센터에 공익근무요원이 배정된 건 그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당시 배정된 인원도 1명이었다.
이 후보자 삼남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만 공익근무요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금수저 병역’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17·18·20대(2004~2012년, 2016~2020년)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가 자녀들을 위해 지역구에 맞춤형 공익요원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후보자 쪽은 “장남의 현역 복무를 포함해 세 아들 모두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불법·부당한 사항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선거용 위장전입 의혹’도 나왔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그의 가족은 21대 총선을 한달 앞둔 2020년 3월18일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한 뒤, 35일 뒤인 2020년 4월22일 이전 거주지인 서울 서초구로 다시 옮겨 갔다. 당시 동대문을 지역에 출마했던 이 후보자가 선거 전 이사 와 선거를 치르고, 낙선 일주일 만에 애초 거주지로 돌아간 것이다. 이 후보자 쪽은 “선거 때문에 온 가족이 이사 갔고 다 같이 거의 잠만 자는 용도로 썼다”고 말했다.
지난 9일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유튜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너 그렇게 똥오줌을 못 가려?” “말 좀 하라”고 폭언하고 고성을 지르는 음성 파일을 추가 공개했다.
이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와 한국도시연구소 등 주거권네트워크는 이날 “배우자의 영종도 땅 투기 의혹에 결혼한 아들까지 이용한 아파트 부정 청약 당첨 의혹을 받는 인사가 그 자리에 오른다면 정부 정책의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이 후보자 임명을 반대했다.
오는 19일로 잠정 합의된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민주당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석고대죄해도 통과가 될까 말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본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해정 김채운 고경주 기자 sea@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