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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만 ‘올인’…양극화 극복할 복지·세수 확보 방안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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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 ‘잠재성장률 3% 목표’ 새해 경제성장전략
경향신문

반도체·AI 등 ‘전략 산업’ 육성, 개인 투자자에 세제 인센티브도
서민 체감 정책은 ‘나열 수준’…“증세·재벌 개혁 장기 전략 없어”

이재명 정부가 집권 2년 차를 맞아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은 재정과 감세 정책을 총동원해 1%대 후반으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3% 가까이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에 세제를 지원하는 등 성장에 ‘올인’하면서 양극화 완화를 위한 복지 정책은 후순위로 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확장 재정을 뒷받침할 세수 확충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뒤따른다. ‘2026년 경제성장전략’의 무게추는 사실상 ‘성장 올인’ 전략에 가깝다.

이번 대책에서 ‘성장’이라는 단어는 157번 등장한다.

수년간 ‘경제정책방향’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온 보고서 명칭도 이재명 정부 들어 지난해 8월부터 ‘경제성장전략’으로 바꿨다.

세부 내용을 보면, 반도체+알파(α)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세계 1위를 목표로 로봇·자동차·선박 등 7대 선도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AI·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6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를 출시한다. 방위산업·원전 등 수출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한다. 국내에서 전략산업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한다.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개인 주식 투자자에게도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우대 세율을 적용하는 ‘국민성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신설하고, 국민참여형 펀드에 장기 투자한 투자자에게는 배당소득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반면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는 상대적으로 뒷순위로 밀렸다.

총 60쪽 보고서에서 100번 넘게 등장하는 성장과 달리 ‘복지’와 ‘양극화’는 각각 19번, 16번에 그치고 ‘분배’는 2번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모두의 성장’은 15대 과제 중 10번째에 배치됐다. 청년·여성·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 대책과 식비·교통비·통신비·의료비 경감 등 서민 체감형 정책의 상당 부분은 기존 대책을 재차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확장 재정을 뒷받침할 증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 대통령은 세수 확보를 위해 비과세·세액 감면 등 조세지출 정비를 지시했지만, 정작 보고서엔 주식 투자·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기업과 개인 투자자에 대한 조세지출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성장 정책에 비해 양극화 해소 정책이 다소 약하고, 복지국가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이 취약하다”며 “정부가 올해 하반기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서는 세수 확충 방안을 보완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경기에 대응하는 단기적 ‘전술’은 보이지만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장기적인 ‘전략’은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집권 2년 차부터 재벌 개혁 등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 과제를 추진하지 않으면 4~5년 차엔 늦는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논평에서 “성장중심주의에 편향돼 복지를 주변화하면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는 구현되기 어렵다”며 “증세 개혁 없이는 세입 기반이 부실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자산·소득 불평등을 야기한 재벌·플랫폼 독점과 금융·자산 집중 등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진단과 개선 방안이 빠졌다”고 논평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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