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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달라진 건 없어”... ‘SNS 금지’ 호주 청소년들이 전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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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닌달 10일 호주 시드니에 사는 비앙카 나바로(10)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호주의 청소년들은 “자유를 느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편 “달라진 건 별로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왔다.

9일(현지 시각) 영국 BBC는 소셜미디어 이용이 금지된 지 한 달이 된 호주 청소년들의 경험담을 보도했다.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달 10일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에 대해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스레드, X(옛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 접속을 금지했다. 청소년들의 이용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3억 3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에이미(14)는 BBC 인터뷰에서 “처음 며칠 동안은 온라인 중독의 고통을 느꼈지만, 이후 더 이상 SNS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스냅챗을 여는 게 일과의 일부였다”며 “스냅챗을 열면 인스타그램으로, 또 틱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알고리즘에 휘둘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방과 후에 스냅챗으로 친구들에게 자주 전화를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어서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며 “이제는 휴대폰을 덜 사용하고 정말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만 사용한다”고 했다.

뜻밖의 장점도 있었다. 지난달 14일 시드니 인근 본다이비치에서 15명이 사망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당시 소셜미디어가 차단된 덕분에 청소년들이 유해한 콘텐츠와 정보에 덜 노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미는 “틱톡을 못 들어가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루루(15)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모두 16세 이상으로 설정한 새 계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사용량은 금지 조치 이전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연락을 하기 위해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어 “소셜미디어를 많이 하고 싶지 않아서 책을 조금 더 읽게 됐다”면서도 야외 활동을 늘리거나 친구와 직접 만나는 약속 빈도가 늘지는 않았다고 했다.

아힐(13)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를 하루 약 2시간 반씩 이용하고 있다. 그는 가짜 생년월일로 만든 계정을 사용하거나 규제를 받지 않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했다. 그는 “사실 별로 달라진 건 없다”며 대부분의 친구가 여전히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힐은 규제를 받지 않는 온라인 게임 로블록스와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메신저 디스코드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에 대해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전문가인 마크 존슨은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 활동을 위해 로블록스, 디스코드,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플랫폼으로 옮겨 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몇 달 전 게임 플랫폼을 제외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존슨은 “다만 게임은 필요한 장비나 문화적, 기술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보다는 접근성이 낮다”고 했다.

기술적으로 규제를 피하는 방식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 시행을 앞두고 호주에서 VPN(가상 사설망)을 다운로드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했다. VPN을 우회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다른 국가에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사실상 현지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이후 VPN 다운로드 이용자 수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BBC는 “많은 SNS 플랫폼이 VPN 사용을 감지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고 했다.

BBC는 이번 조치의 효과에 대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에이미의 어머니는 딸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전보다 편안해 보인다며 “이 변화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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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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