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복에 물보다 커피를 먼저 마시는 이들이 적지않다. 게티이미지 |
아침에 커피를 먼저 마신 날, 속이 쓰리거나 울렁거렸다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린다. 전날 잠을 설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면 이런 불편이 더 두드러진다는 말도 함께 나온다. 이런 증상을 두고 의료진은 단순한 기분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밤새 비어 있는 위, 아침엔 더 예민하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비율은 여전히 높다. 11일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를 보면, 13세 이상 인구 가운데 아침 식사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3.3%였다. 8년 전보다 낮아진 수치다. 아침을 거르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입맛이 없다’거나 ‘속이 불편하다’는 답도 적지 않았다.
잠자는 동안 몸은 호흡과 땀을 통해 수분을 잃는다. 아침에 눈을 뜬 직후 위와 혈관은 밤새 긴장된 상태에 가깝다. 이 시점에 공복 상태로 카페인이 들어오면 위산 분비가 자극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서울의 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공복에 커피를 바로 마시면 위 점막이 자극을 받기 쉬운 상태”라며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이 반복된다면 무엇을 먼저 마셨는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커피가 아닌 순서의 문제
전문가들은 아침 커피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다만 공복 상태에서 바로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낫다는 쪽에 의견이 모인다. 물 한 컵만 먼저 마셔도 위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일 주스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직접 만든 주스라도 섬유질이 잘게 부서지면서 흡수가 빨라진다. 시중 제품의 경우 당분이 추가된 경우도 많다. 속이 예민한 날에는 오히려 불편함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의료진 사이에서는 아침 공복에는 ‘마시는 것’보다 ‘씹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 자주 언급된다. 위가 약한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권장돼 온 식재료로는 양배추가 대표적이다.
과일을 주스로 마시기보다 그대로 먹는 장면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
양배추에는 위 점막과 관련된 성분이 들어 있다. 열을 가하면 일부 성분이 줄어들 수 있어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바로 손질하기 어렵다면 전날 미리 채 썰어 냉장 보관해 두는 방법도 활용된다. 한 줌 정도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채소만으로 부족하면 단백질을 곁들인다
채소만 먹으면 금세 허기가 진다는 반응도 있다. 이럴 때는 달걀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단백질을 보충하면서도 위에 부담이 크지 않다. 통밀빵이나 소량의 곡류를 더하면 아침 한 끼로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과일은 주스로 갈기보다 생과일로 먹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 식이섬유가 남아 있어 흡수가 느리고, 혈당 변동도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혈당이 걱정된다면 아침에는 과일 양을 줄이고 채소 위주로 구성하는 방식이 선택되기도 한다.
아침 공복에 무엇을 먼저 먹거나 마셨는지는, 이후 속 상태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물을 먼저 마신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따로 떠올린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의료진은 이런 차이가 반복된다면, 아침의 첫 선택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아침에 커피보다 물을 먼저 마시는 모습도 점점 늘고 있다. 과일을 주스로 마시기보다 그대로 씹어 먹는 장면 역시 낯설지 않다. 작은 선택의 차이가 하루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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