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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귀여운 줄 알았던 '외출냥이', 연간 조류 15억 마리씩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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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집밖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이른바 ‘외출냥이’가 일본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전역에서 반려묘와 길고양이를 포함한 ‘바깥고양이’들이 1년 동안 잡아먹는 조류가 약 15억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고양이 사육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은 가나가와현 아쓰기시에서 진행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전체를 환산한 수치를 공개했다. 주택지와 산지가 혼재된 도시 환경에서 바깥고양이들은 1㎢당 연간 조류 1만3000여 마리, 포유류 2000여 마리를 포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일본 전역에 적용하면 매년 조류 약 15억 마리, 포유류 약 2억4000만 마리가 고양이에 의해 희생되는 셈이다. 아사히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로 인해 멸종된 조류·포유류·파충류 종이 최소 63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전했다.이 수치는 집 안팎을 오가는 외출냥이와 길고양이, 들고양이를 모두 포함한 추정치다. 고양이가 개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동물 문제를 넘어 사회·환경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단순한 개체 수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철새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로 인해 멸종된 조류·포유류·파충류는 지금까지 최소 63종에 달한다. 인간이 애완동물로 키운 고양이가 토착 생태계에서는 ‘침략적 외래종’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처럼 다른 대륙과 격리된 환경에서 진화한 지역에서는 피해가 더 치명적이다. 선원들이 쥐를 잡기 위해 들여온 고양이는 긴귀주머니쥐, 발톱꼬리왈라비, 큰귀캥거루쥐 같은 토착 소동물을 빠르게 사냥하며 개체 수를 급감시켰다. 2015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1788년 유럽인의 호주 정착 이후 호주 고유 포유동물의 11%가 멸종했는데, 상당수가 고양이와 붉은여우 때문이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일본 특유의 ‘외출 허용’ 고양이 사육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양이를 집 안에만 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놓는 관행이 여전히 적지 않다.

야마다 후미오 오키나와대 객원교수는 “예전에는 고양이에 대해 수고를 들이지 않고 놓아둘 수 있는 애완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놓아 기르는 고양이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깥고양이가 많은 생물의 멸종이나 감소를 일으켜 온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고양이가 실내에서 적정하게 사육되면 희생되는 동물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고양이를 야외로 내보내지 않는 ‘완전실내사육’을 권장하고 있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 역시 실내 사육 시 약 16세로, 실내외를 오가는 경우(약 14세)보다 길다. 길고양이는 평균 수명이 3~5년에 불과하다. 생태계뿐 아니라 고양이 자신에게도 외출은 위험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외출냥이가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와 질병 위험에 상시 노출돼 고양이 자신에게도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사육 방식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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