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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26 가격 올리나…치솟는 반도체 원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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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사진=삼성전자]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유력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소비자의 지갑을 고려해 고수해온 ‘가격 동결’ 기조가 전례 없는 반도체 원가 쇼크 앞에 임계점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품질과 AI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적 결단'으로 보고 있다.

◇ ‘20조 이익’의 그림자…반도체가 벌고 스마트폰이 메우는 구조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8%나 급증한 수치로, 한국 기업 역사상 최초의 분기 20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실적 양극화는 뚜렷하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로 반도체(DS) 부문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한 반면, 증권가에서 추산한 MX·네트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 원대로 전 분기 대비 급감했다. DS부문이 파는 반도체 가격이 오를수록 MX사업부가 지불해야 하는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DS부문이 거둔 기록적인 이익의 상당 부분이 MX사업부의 제조원가 상승분으로 치환된 셈"이라며 "내부 공급망을 통한 수익 방어 기제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 HBM이 집어삼킨 라인… '공급망 역설'에 갇힌 MX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치솟는 반도체 원가 부담에 있다. AI 반도체 열풍이 불러온 공급망의 왜곡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 세계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설비를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용 범용 D램(LPDDR)의 생산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 가격은 1년 새 70% 이상 올랐고, 낸드플래시는 무려 100% 폭등했다. 삼성전자가 제아무리 세계 1위의 제조 경쟁력을 가졌지만, 핵심 부품 원가가 2배 가까이 치솟는 상황에서 제조원가(BOM) 비중을 관리하기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월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할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현재보다 약 8~10% 추가로 오르고,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이 6.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AI 폰의 자존심, 스펙 다운은 선택지에 없다”
삼성이 처한 또 다른 딜레마는 'AI 폰'의 숙명이다.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고용량 메모리 탑재가 필수적이다.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시대가 도래하며 최근 스마트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0%를 넘어섰다. 트렌드포스는 이에 따라 스마트폰 원가가 작년보다 최소 5% 이상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원가 압박을 피하기 위해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구형 칩셋을 사용하는 ‘스펙 다운’이라는 쉬운 길도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모델을 기대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결국 삼성은 품질과 타협하는 대신 가격을 현실화하는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X부문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부품 재료비 상승이 가장 큰 우려이며, 어떤 형태로든 제품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 글로벌 IT 기기 ‘도미노 인상’… 원가 압박에 갇힌 제조사들
이 같은 원가 압박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IT 업계 전반의 공통된 비명이다. 이미 델, 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들은 부품가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출고가를 최대 20% 인상했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 역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10월 출시한 레드미 K90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고, 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범용 제품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 등 전 세계 전자제품 가격이 최대 20%까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 생존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가격 인상 불가피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가격 정책 결정을 앞두고 ‘사업 지속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 구축’으로 평가한다. 1400원대를 상회하는 고환율 기조와 조 단위로 불어나는 AP 매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제조사가 원가 상승분을 홀로 감내하기엔 이미 그릇이 가득 찼다는 지적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 3년간 가격을 동결하며 소비자의 부담을 짊어져 왔지만, 현재의 부품가 폭등은 제조사의 마진을 깎아내리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품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삼성의 고육지책에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hyk@seadaily.com


김혜영 기자 jjss123456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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