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태국 방콕 카오산 거리의 한 대마 판매 업체 /로이터 연합뉴스 |
2022년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했던 태국이 4년만에 방향을 틀고 있다. 태국은 카페와 음식점에서도 대마를 접할 수 있어 ‘대마 관광’을 떠나는 관광객이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태국 정부가 대마 판매를 의료용으로 제한하고, 관광객에겐 판매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인물은 2022년 당시 보건부 장관으로 대마 합법화를 주도했던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공중보건부는 대마 판매처를 의료 시설로 대폭 제한하는 규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대마를 판매할 수 있는 곳은 병원, 약국, 한약 제품 판매점, 전통의학시술소 등으로 제한된다.
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마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구매시 의사 처방전을 필수로 하고, 1인당 구매량도 최대 30일분으로 제한했다. 처방전 발급 대상은 태국 거주자와 장기 비자 소지자로 제한했다. 일반 관광객은 사실상 합법적으로 대마를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태국 정부의 규제로 작년 한 해 전국 대마 판매점 1만8433곳 중 7297곳(약 40%)이 문을 닫았다.
2023년 태국 총선 당시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가 대마 그림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투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아누틴 총리는 2022년 부총리 겸 보건장관 시절 “대마는 해외에서 1㎏당 7만바트(약 3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현금 작물”이라며 합법화를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태국산 대마를 대량 수출할 수 있는 법·규제 틀은 여전히 제한적이라, 대마 수요는 전적으로 국내 내수·관광 수요에 기댔다. 이 때문에 오락용 대마가 전국에 퍼져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대마를 피우는 등 도심 곳곳이 환각 파티장으로 변질됐다. 작년 9월 총리직에 오른 그가 “오락용 사용은 애초 의도가 아니었다”며 ‘대마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찬위라꾼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대마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찬위라꾼은 취임 후 의회를 해산해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아누틴이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2019년 총선에서 대마 규제 완화로 농민 지지를 얻어 제3당으로 올랐다. 이번에는 강력한 제1당을 목표로, 도시·중산층·왕실·군부 등 보수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 대마 규제 강화책을 내놨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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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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