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BTS 멤버 정국 [로이터]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주거지를 여러 차례 찾아가 만남을 시도한 외국인 여성이 최근 경찰에 입건됐다. 열렬히 따르는 연예인을 만나려는 ‘어긋난 팬심’이 작동한 사례인데, 최근엔 이처럼 여성이 저지르는 스토킹 범죄도 크게 늘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30대 브라질 국적 여성 A씨를 입건했다. 그는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구하고 100m 이내 접근을 시도하며 정국의 주거지를 찾아간 혐의를 받는다.
정국의 주거지를 둘러싼 스토킹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0대 일본인 여성과 한국 국적 40대 여성도 주거침입 등을 시도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유명인의 사생활을 집요하게 침해하는 이 같은 범죄가 반복되면서 스토킹 범죄 양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토킹 범죄 지표를 담은 공식 통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여성폭력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남성 스토킹 범죄자 비율은 ▷2022년 81.2% ▷2023년 79.5% ▷2024년 76.2%로 감소세다. 반면 여성 스토킹 범죄자 비율은 ▷2022년 18.8% ▷2023년 20.5% ▷2024년 23.8%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전체 스토킹 범죄 건수는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많으나, 여성 가해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계별 스토킹 범죄 분석표. 스토킹 범죄의 절반 이상(54.2%)이 친밀한 관계(전/현배우자, 전/현애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
빠르게 늘어난 여성의 스토킹 범죄
①스토킹처벌법으로 신고율 늘고
②여성이 우위로 권력관계 변화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엔 스토킹은 ‘남성의 범죄’로 인식되면서 가해자가 여성인 사례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가해자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신고가 되고 경찰에 입건되면서 통계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새로운 법이 생기면서 처벌 수위도 높아졌기 때문에 여성 가해자에 대한 신고율 자체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스토킹’하면 남성 범죄로만 인식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통계에 잡히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남녀 간 권력관계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스토킹이나 데이트 폭력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은 권력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처럼 남성이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구조는 아니게 됐다”며 “관계가 대등해지거나 일부는 역전되는 상황 속에서 여성 스토커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남성 가해자에 대한 억제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교수는 “법 집행이 강화되고 처벌을 통한 범죄 억제 효과가 생기면서 스토킹 성향이 있었던 일부 남성들의 범죄 동기가 억제됐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찰은 반복적 접근이나 접근금지 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도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처벌 기준은 강화됐지만, 피해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과 실효성 있는 접근 차단 조치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3년 사이 스토킹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경찰이 긴급 응급조치를 한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긴급 응급조치는 100m 이내의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를 뜻한다. 특히 잠정조치 신청 비율은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91.1%까지 증가했다. 잠정조치는 서면 경고, 100m 이내의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구치소에의 유치를 포함한다.
다만 경찰의 신청 건수 증가 추세에 비해 법원의 인용 비율은 2022년 대비 2.4%포인트 감소하는 등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현장에서의 경찰 판단과 법원에서의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라며 “가해자가 접근 금지 등을 어겼을 때 처벌을 확실히 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